[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터키와 남아공의 금리인상에도 이머징마켓이 안정을 찾지 못한 데 대해 문제는 실질금리라는 주장이 나왔다.
두 신흥국의 중앙은행이 전폭적인 금리인상에 나섰지만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탄 만큼 실질금리 측면에서 투자 매력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이머징마켓의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가운데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 국채 매입을 권고했다.
29일(현지시간) 터키 리라화가 뉴욕외환시장에서 내림세로 돌아서자 이머징마켓과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급랭했다.
이에 대해 씨티그룹은 이머징마켓의 실질금리가 저조한 데서 원인을 찾았다. 터키 중앙은행이 초단기 금리를 7.75%에서 12%로 높이고 7일물 레포금리를 5.5%포인트 인상, 10%로 올렸지만 터키의 인플레이션이 12월 7.4%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높지 않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미국 금리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상승했고, 앞으로도 오를 여지가 높은 만큼 이머징마켓의 실질금리가 최소한 5%까지 올라야 한다고 씨티그룹은 주장했다.
이머징마켓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다 하더라도 시장 변동성은 당분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전략가는 서둘러 미국 국채를 매입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터키와 남아공에 이어 급락할) 다음 이머징마켓 통화가 무엇인지 저울질하느라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라며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제거하고, 미국 국채로 갈아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유로존 채권시장은 이머징마켓의 파장이 번지기 시작했다. 하이리스크 본드를 중심으로 수익률 상승이 두드러진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 하이일드 본드의 평균 수익률이 한 주 사이 20bp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대폭의 상승이다.
M&G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팬코트 펀드매니저는 “최근 한 주 사이 리스크 회피 심리가 크게 고조됐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