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외국인 1조5223억원 주식 순매도, 1조7235억원 채권 순매수.'
2014년 주식이 강세, 채권이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금융가의 전망이 무색해졌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시장의 전망과는 반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대형 연기금이 다시 채권 보유량을 늘리는 '리버스 로테이션'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로 금리 상승을 예견했으나 신흥국 불안과 미국 지표의 부진이 겹치면서 다시 자금이 채권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시장참여자들은 최근 한국 시장에서 주식 약세, 채권 강세의 흐름이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오히려 단기적으로 주식의 저가매수와 채권의 차익실현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사의 채권 매니저는 "미국쪽 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났는데 이를 경기의 펀더멘털 자체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 단기적 조정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 금융위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높지 않아보이고, 지금 현재 상황은 마찰적 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다소 확대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다시 회복하지 않겠나 예상한다"고 말했다.
12월 고용지표를 시작으로 1월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 자동차 판매량 등 미국의 주요 지표들이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참여자들은 미국 지역에 불어닥친 혹한의 영향일뿐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나대투증권 신동준 자산분석부 이사는 "최근의 변화가 장기적인 흐름이라기 보다는 날씨 탓이나 경제에 비해 주가가 너무 올라간 것에 대한 조정 쪽으로 무게를 두고 보고 있다"며 "이는 선진국 주식의 저가매수 기회나 채권 차익실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트렌드는 변화가 없다고 보는데, 시장이 먼저 움직였기 때문에 조심해서 봐야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신흥국 경제의 불안도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흔들 정도의 충격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우리나라 CDS프리미엄의 변화추이를 봐도 여타 신흥국보다는 상승이 완만하다.
한국, 브라질, 남아공 국가 CDS프리미엄 변화 비교 |
그는 "특히 채권의 경우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좋고 투자가 좋으니까 실제 실물에서 받는 영향도 적다고 생각한 듯하다"며 "최근 스왑베이시스 움직임이나 CDS프리미엄을 봐도 패닉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이어지는 채권 강세장이 머지않아 끝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 시장은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부족하고 미국 채권시장에서도 '사자'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국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지 않는 한 금리 하락에는 일정부분 한계가 있을 것 같고, 채권금리도 그동안 많이 내려서 현물로 담기에는 너무 낮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국 리스크도 있지만 주말에 발표될 미국 지표들이랑 ECB쪽 움직임도 고려해야할 대상인 것 같다"며 "미국 시장에 요새 롱 쏠림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어서 금리가 크게 올라오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