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 "삼성전자가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CSV(공유가치창출) 활동은 품격경영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김상국 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사진)는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고객들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은 원한다"며 이같은 의견을 내놨다.
그 이상이라는 것이 바로 제품의 상품화이자, 나아가 상품에 품격을 입히는 '사회와의 동행·기여'의 측면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삼성전자는 이제 단순하게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상품을 만드는 회사이고 이건희 회장이 품격경영을 주문했는데 이것이 상품을 한단계 끌어올리고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제품과 상품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제품의 사전적 의미는 원료를 써서 물건을 만는 것, 또는 그렇게 만들어 낸 물품을 뜻하고 상품은 사고파는 물품의 뜻이다.
제품과 상품 모두 일상 속에서 흔하게 쓰는 단어이지만 경영적 측면에서 보면 고객이 찾는 물품을 만들어내 상품으로 내놓는 것은 결국 기업 영속성의 핵심인 셈. 그만큼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고도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김 교수는 "제품은 단순히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는 물건이지만 상품은 제품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엇인가를 덧입혀야 한다"며 "과거 어떻게 하면 고장이 안나게 할까, 오래 가게 할까를 고민했다면 현재는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삼성전자의 '꽃무늬 갤럭시폰', LG전자의 '초콜릿폰', 현대차의 '제네시스 프라다' 등과 같이 기업들이 잇따라 고객감성을 공략하기 위한 상품을 출시해온 것은 이런 맥락이다.
김 교수는 "삼성전자가 가장 잘하는 것은 상품을 만드는 것이고 이것이 이 회장이 강조한 창조경영의 핵심"이라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계속 해야된다"고 전했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전자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김 교수가 삼성전자의 핵심 역량으로 손꼽은 것은 ▲미래 유행에 대한 판단력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 ▲고객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는 능력 등이다. 혁신활동을 통한 창조적 상품화에서는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영속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사업분야를 선택하고 생산력을 향상시켜야 하며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게 그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또, 삼성전자가 가야할 방향성에 대해 미국의 심리학자 마슬로우가 주장한 인간의 5대 욕구를 들어 부연했다.
김 교수는 "마슬로우 5단계 중 마지막 단계가 '내가 발전하는 느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라며 "이제는 사람들이 삼성전자가 좋은 물건을 만드는 회사에서 더 나아가 멋지고 품격있는 회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품격있는 회사라면 좋은 물건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도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면서 "(현재)삼성이 사후관리(A/S)를 기가막히게 잘하고 있다는 것도 이런 믿음의 일환"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교수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둔화와 관련해 "삼성전자 이익률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스마트폰의 인기 하락보다는 미래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루과이 라운드, 자유무역협정(FTA), 세계무역기구(WTO) 등으로 자유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전 세계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한 분야의 1, 2등 기업만 살아남는 상황을 맞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어려운 것이 아니고 수위의 자리를 지키는 상품을 만들고 그런 상품을 만들기 위한 비용을 대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경쟁심화를 우려했다.
한편 김상국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경영전략)를 받고 25년간 경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영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경영학 분야의 전문가로 다양한 러브콜을 받아왔다.
그는 국내 굴지의 민간기업 사외이사 등을 역임했고 대통령비서실 자문교수로도 활약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 정책성과 평가위원, 미래창조과학부 민간 연구개발(R&D)투자 활성화 자문위원, 수출입은행 민간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특별취재팀=이강혁·김양섭·송주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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