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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의 월드피플] '인도계 MS맨' CEO 오르다

기사등록 : 2014-02-0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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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아 나델라 새 CEO..일대 개혁보다는 '조용한 변화' 예상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립 이후 세 번째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이미 소문이 났던 사티아 나델라(46) 부사장이 그 주인공. 22년간 MS맨이었던 사람이 승진됐다는 점, 그리고 미국의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기업의 수장까지 오르는 일은 흔치 않았던 인도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MS는 1975년 설립 이후 빌 게이츠, 스티브 발머 두 사람의 CEO가 이끌어 왔다. 게이츠가 25년간 경영을 맡았고 2000년 이후엔 회장(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며 한 발 물러나 있었고, 스티브 발머는 지난해 8월 사의를 표명했다.

◇ MS의 세 번째 CEO는 'MS맨'.. '안전한 선택'

나델라 CEO는 MS에게 있어 안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MS 내외부에서 100여명의 인물이 차기 CEO 후보로 거론됐었다. 앨런 멀랠리 포드 CEO, MS 이사 출신인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 한스 베스트버그 에릭슨 CEO 외에도 내부에선 토니 베이츠 등도 거론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세 번째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인도계 사티아 나델라. 22년간 MS에 근무해 왔다.(출처=블룸버그)
그러나 외부보다 내부에서 CEO를 택함으로써 MS는 불가피했을 수도 있는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기존 문화를 이어가고 영속성을 확보하는 것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1992년 MS에 입사한 이후 계속해서 MS에 몸담으며 기업 서버 사업부, 검색과 포털, 광고 등의 부문을 이끈 경험이 탄탄하기 때문.

가까운 이들에 따르면 나델라 CEO의 성향은 새로운 기술에 대해 베팅을 하기보다는 기존의 룰을 지키는 스타일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게이츠의 '섭정'이 강해질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대주주들은 게이츠가 경영에서 손을 뗐다면서도 너무 관여하고 있다면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왔었고 이를 의식해 게이츠는 이번에 회장 자리를 내놓고 자신은 창업자이자 기술 고문으로 일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회사 내부 일에 대해 더 간섭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 변화의 기로에 선 MS

MS의 새 수장이 대대적인 변화를 꾀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기로에 선 MS를 어디로 이끌지도 궁금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나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나델라 CEO가 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건 기업 고객을 상대하는 사업부였던 만큼 앞으로 MS가 항상 수익을 내 온 이 부분에서 앞으로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려 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지금 IT 시장의 화두인 모바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에 대해서도 승부를 걸어야하겠지만 MS의 주주들은 전임 스티브 발머 CEO에게도 계속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X박스가 중심이 되는 게임 콘솔 사업부나 검색엔진 빙 사업부 등을 포기하고 원래 사업의 주축인 기업과 정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사업에 중심을 둘 것을 요구해 왔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 부분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나델라의 선임은 주주들을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빌 게이츠 퇴임 이후 10여년간 스티브 발머가 MS를 이끌면서 업계도 급변, MS도 이에 출렁였다.(출처=파이낸셜타임스)

PC 시대가 저물면서 지난 10년간 MS의 매출 증가율은 연 평균 9.4%에 그쳤다. 그래도 주가는 88% 오르면서 같은 기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 91%에 비해 크게 낮지 않은 성적을 보였다. 

와이어드는 "게이츠와 가장 유사한 스타일의 CEO를 골랐으며 경영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다"면서 게이츠 스타일의 MS가 이어질 것이며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델라 CEO의 의지는 다를 것 같기도 하다.

그는 4일(현지시간) 인사 발표 이후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산업은 전통을 숭배하지 않으며 오직 혁신만을 숭배할 뿐이다"라면서 "우리가 과거에 봐 왔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새롭게 행해야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델라 CEO가 노키아 인수를 통해 모바일 기기 사업을 얼마나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인지가 가장 먼저 관심이 간다. IDC에 따르면 MS의 태블릿 및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각각 5% 미만에 불과하다.

◇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욕"

나델라 CEO는 그동안 밖에 많이 알려져 있던 인물은 아니다. 그래서 행적을 찾기 어렵지만 대체로 트렌드를 따르는 수동적인 사람(trend setter)이라기 보단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능동적으로 빠르게 쫓아가는 사람(fast follower)으로 볼 수 있는 인물이라고 WSJ은 전했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서 있는 사람중 맨 왼쪽)와 새 CEO가 된 사티아 나델라(가운데), 스티브 발머 전 CEO(맨 오른쪽)(출처=월스트리트저널)
1967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태어난 나델라 CEO는 망갈로르 대학에서 전자공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위스컨신-밀워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학구열이 뜨거운 그는 MS를 다니면서 시카고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는 한 동영상에서 "나를 정의하라고 하면 나는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나는 새로운 것에 매우 흥미를 느끼며 다 읽지도 못할 만큼 책을 사는 편이며 다 끝내지도 못할 동영상 강의를 신청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공학자답지 않게(?)도 경영학적 지식도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프 라이크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나델라 CEO는 드물게 기술적인 깊이도 깊고 동시에 경영학적 상식도 풍부하며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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