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KT 자회사 직원과 한 중소기업이 서로 짜고 대출서류를 위조해 3개 은행과 10개 저축은행에서 최소 수천억원대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2800억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출사기 사건에서 하나은행의 피해액은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는 1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이번 뿐 아니라 과거에도 사기대출 사건에 여러번 연루되는 등 여신심사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T ENS 직원에 의한 대출사기 개요> |
특히 하나은행은 대출규모가 1600억원대로 대출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사기대출 사건에 여러번 연루되면서 '하나은행=대출사기 표적'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과거에도 대출사기에 유독 취약하다"면서 "상대적으로 타 은행 대비해 대출사기 사건이 많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노숙인 등 저소득자 명의로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12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사건에서도 하나은행이 연루된 바 있다.
이들은 월세계약서와 전입세대열람 내역을 위조한 뒤 기존에 갖고 있던 아파트 2채를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1억6000만원을 대출받는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 당시에도 하나은행 등은 현장실사 없이 서류심사로 대출금을 내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12년에도 하나은행을 포함해 농협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5개 은행은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자금을 부실 대출한 사실이 드러나 홍역을 치렀다.
이 때도 한 주택에 여러 차례 전세자금 대출이 행해지거나 건물 가액을 초과하는 근저당 설정에도 대출이 이뤄지는 등 대출심사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역대 규모의 대출사기 사건과 관련해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여신심사 과정에서 최소한의 검증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은행은 대출사기 주요 은행으로 지목되면서 허술한 여신심사 프로세스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대출 사기와 관련한 종합적인 통계치가 없기 때문에 특정 금융회사가 대출사기에 가장 취약하다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은행마다 여신심사 프로세스가 다르기 때문에 특정 은행이 대출사기의 표적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이들 금융회사들에 대한 검사 결과 법규 위반사항이나 여신심사 소홀 등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