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페이스북이 자사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도록 이동통신사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데이터요금 부담을 줄여 신흥시장 내 사용자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영국 이통사 보다폰의 비토리 콜라오 회장은 페이스북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EO)가 일부 신흥시장에서 데이터요금제(Data Plan)에 자사 콘텐츠를 제외시켜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밝혔다. 페이스북 콘텐츠를 이용해도 데이터 사용요금이 빠져나가지 않게 해 사실상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지만 콜라오 회장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 보다폰 통신네크워크를 무료로 이용하게 해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모든 콘텐츠 제공자들은 자신의 콘텐츠 사용이 요금제에서 제외돼 사용량이 늘어나길 원한다"며 "그런 요구는 우리의 사업 모델에 어긋난다"고 거절배경을 설명했다.
페이스북이 이런 요구를 내놓은 이유는 신흥시장 내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 스마트폰 사용자에겐 데이터사용료가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만큼 페이스북 이용자 확대에 어려움이 크다는 뜻이다.
이미 페이스북은 일부 신흥시장에서 애플리케이션 및 모바일 사이트를 최대 6개월까지 무료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거래를 맺기도 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데이터 사용자들이 확대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지난해 8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internet.org'라는 캠페인 사이트를 구축했다. 50억명에 이르는 비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인터넷 접근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이 사이트의 설립 목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시장 확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이스라엘 앱개발업체 '오나보'를 인수했다. 오나보가 개발한 앱은 이용자로 하여금 스마트폰 데이터사용을 최소화하도록 도와준다. 페이스북은 또 인도 모바일IT기업 '리틀아이'를 최근 인수했으며 러시아 최대 온라인검색엔진 '얀덱스'와도 데이터공유 협정을 맺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