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세계 최대 머니매니저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부터 템플턴 애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까지 월가 구루들이 연이어 이머징마켓에 대해 낙관론을 내놓고 있지만 투자자들을 움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머징마켓 관련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MSCI 이머징마켓 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1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과 인도 브라질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구루들은 이머징마켓이 연초 2009년 이후 최악의 1월을 보냈지만 주가 하락 추세가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팔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MSCI 지수를 기준으로 한 이머징마켓의 향후 12개월 실적 기준 주가수익률(PER)은 14배로, 2011년 베어마켓 당시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아시안 캐피탈 홀딩스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은 선진국 증시에 대해 2006년 이후 가장 커다란 할인율을 나타내고 있다.
아시안 캐피탈의 로널드 완 어드바이저는 “대형 기관 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들을 신뢰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또 한 차례 급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5일까지 이머징마켓 주가는 8.6% 급락했다. 또 모간 스탠리에 따르면 15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거래되는 이머징마켓 연계 ETF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지난 11일 기준 5일 동안 6900만달러로 집계됐다. 브릭스에서만 30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이머징마켓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총 106억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월가의 큰손들은 이머징마켓의 상승 베팅을 권고하고 있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조프 루이스 전략가는 “장기 투자자라면 이제 이머징마켓의 비중을 늘릴 때”라고 판단했다.
앞서 핌코의 버지니 메종뉴브 최고투자책임자 역시 “이머징마켓의 소비재 섹터를 중심으로 매수 기회를 모색할 때”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