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일본 아베노믹스는 아직 비상탈출 버튼을 누를 시점이 아니다."
지난해 4분기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1%로 예상보다 낮게 나왔지만 일본 경제의 흐름을 당분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1.0%로 발표됐다. 당초 경제 전문가들은 2.8% 수준의 강한 상승세를 예상했었다.
지난달 24일 인도 뭄바이 인근에서 한 시민이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자국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AP/뉴시스> |
예상을 크게 밑도는 경제성장률에 따라 아베노믹스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완전한 파국까지 다다른 것은 아니라고 WSJ는 지적했다.
일단 일본 GDP 성장률 발표의 경우 예비치와 수정치 간의 오차가 큰 것이 특징이다.
과거 5년간 이들 오차는 평균 0.84%(p)포인트의 격차를 기록, 미국의 0.52% 수준과 비교할 때 훨씬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차로 발표되는 GDP 성장률 수정치는 오는 3월 공개 예정이다.
또한 GDP 자체도 아주 나쁜 수치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투자 부문은 예상 외로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가계소비 역시 직전분기 대비 0.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4월 판매세 인상을 앞두고 내수 소비가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나 실제 수치는 이와는 어긋난 결과였다.
또한 지난 1월 자동차 판매대수의 급격한 증가로 미뤄볼 때 지난해 4분기보다는 올해 1분기에 더 소비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반면 일본의 무역 부문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전분기 대비 수출은 불과 0.4% 증가에 그친 반면 수입은 3.5% 급증했기 때문이다.
수입의 급증 요인은 원자력 발전 수요를 대체하기 위한 화석연료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한 지난해 말 양적완화의 축소 등으로 공공부문 투자 증가율은 급격히 둔화됐다. 하지만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새로운 통화공급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므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엔화 약세 진행을 통해 일본의 무역수지는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수입품의 단가는 상승해 부담이 늘지만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어서 투자자들은 좀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향후 2개 분기 동안 경제지표들은 4월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영향을 받게 된다. 여기에 3월 말까지는 근로자들의 임금 협상도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소비 흐름의 변화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론적으로 향후 몇개월 동안 일본 경제는 엄청난 불확실성에 휩싸일 전망이다. 여기에 주요 경제 지표들이 악화를 지속할 경우 일본은행은 추가적인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풀이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