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사모펀드 업계가 전성기를 맞았다.
칼라일을 포함해 공룡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관련 업체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연초에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펼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2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칼라일이 주당 1.64달러의 순이익을 달성, 상장된 사모펀드 업체 가운데 최고의 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주당 47센트 및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96센트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칼라일을 주축으로 사모펀드 업계의 지난해 이익과 투자 및 자금 조달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업체인 블랙스톤도 지난해 116억달러의 이익을 올려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시장조사 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지난해 관련 업체들이 확보한 신규 자금은 총 4540억달러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칼라일 등 대형 사모펀드 업체들이 100억달러를 웃도는 바이아웃 펀드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칼라일은 올들어서만 존슨앤존슨의 혈액검사 비즈니스에 4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일리노이 툴 웍스의 산업용 패키징 비즈니스에 32억달러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공격적인 베팅에 나섰다.
칼라일 윌리엄 콘웨이 공동 최고경영자는 “연간 80억달러를 웃도는 투자 규모를 유지해 가려고 한다”며 “대형 사모펀드 사이에 투자 경쟁이 뜨겁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이후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 추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에 유지되는 만큼 업계는 값싼 자금의 공급이 끊어지기 전에 적극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한편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는 움직임이다.
다만, 주가 상승이 사모펀드 업계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주가가 고공행진한 틈을 타 사모펀드 업체들은 투자 지분을 높은 수익률에 처분했지만 신규 투자를 단행하는 데 따르는 비용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블랙스톤의 해밀턴 제임스 대표는 “사모펀드 업체들 사이에 투자 경쟁이 붙으면서 인수 가격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자칫 자산을 고가에 매입하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