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북한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이명박 정부 이후 대북 강경노선으로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이단 포스터-카터 리즈대 교수. [사진 : 리즈대 웹사이트] |
아이단 포스터-카터 영국 리즈대학교 사회학 및 현대한국학 명예 선임연구원은 2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지난 6년 사이 북한의 대중국 교역규모가 3배나 불어나고 중국으로의 수출 또한 5배나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이같이 분석했다.
중국 통계에 따르면 2008년 22억달러 수준이었던 북한의 대중국 교역규모는 2013년 총 66억달러로 증가했다. 6억달러 수준이었던 수출도 30억달러로 커졌다.
반면 남북 교역량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햇볕정책 시절 남북 간 무역규모는 18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의 경우 42% 줄어든 11억달러를 기록해 지난 8년 중 가장 낮았다고 카터 교수는 지적했다. 같은 기간 북중 간 교역량에 비해서도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과거 중국과 북한 간 교역은 원조에 가까운 형태를 취해왔다. 1990년대 후반 북한의 대중 수입 규모는 연간 5억달러에 이르렀지만 수입품에 대한 지불은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다.
포스터-카터 선임연구원은 이명박 정부 이후 한국 정부가 대북강경정책을 펼치면서 개성공단을 제외한 대북교역 및 투자가 전면 중단됐고 그 빈자리를 중국이 점점 메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광산업 분야는 북한 내 사업 기회를 잃었다는 점을 애석해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여전히 이런 점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항상 두 국가 사이에서 어부지리를 취하려고 해왔기 때문에 어느 때고 중국을 버리고 남한을 껴앉는 일이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이 북한을 놔줄 마음이 없고 남한도 북한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미래는 중국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기고,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학과 사회학을 전공하던 1960년대 당시 유럽을 휩쓸던 학생운동에 참여했으며 북한 주체사상도 연구했던 세계적인 한반도 전문가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