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주식시장이 최근 5년간 줄곧 조정없는 강세장을 이어오면서 주가 버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큰 폭의 조정장 또는 약세장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중개인들이 지수의 등락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 AP/뉴시스] |
전설적인 투자자 세스 클라만은 최근 투자자 서한에서 증시 버블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클라만은 "지난해 S&P 500 지수가 32% 상승했고 나스닥은 40% 올랐다"며 "반면 기업들의 수익성은 약간 나아진 정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기등급 채권에 돈이 몰리고 있는 점과 기업들의 부채 상황과 채권 수익률, 인기 높은 주식들의 과도한 밸류에이션 등을 버블 징후로 언급했다.
클라만이 이끌고 있는 헤지펀드 바우포스트그룹은 270억달러(약 28조6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가치투자 전문가인 클라만은 지난 1983년 이래 연평균 18%에 이르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현재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지 않은 클라만의 펀드는 지난해에도 40억달러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
그는 매스컴에 의해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때때로 자신의 펀드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현금으로 보유하는 경향을 보이는 점도 일반적인 헤지펀드 매니저와는 크게 다르다.
◆ 뱅가드 창업자, 금리 상승시 20%대 타격
증시 불안이 다가옴에도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2조5000억달러(2660조원)를 운용하는 뱅가드그룹 잭 보글 창업자는 "주식시장이 주사위 게임처럼 변해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올라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글은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지속에 따라 금리가 상승하면 증시는 20%~25% 가량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식 시장이 위험한 영역에 처해있고 심각한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면서 "그렇더라도 미국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 투자에 대한 신뢰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명목 GNP(국내총생산)은 5% 수준이고 채권수익률은 2%로 잡는다면 대략 7%의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면서 "미국이 장기적으로는 이를 달성할 수 있으며 이는 투자자의 원금이 10년만에 2배가 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시장진입이나 출구전략의 타이밍을 좇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일축했다.
◆ 헐버트 "저평가된 우량주 관심"
마크 헐버트 헐버트 파이낸셜 다이제스트 대표도 조만간 약세장이 나타날 수 있다며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증시 다우지수는 단 30개의 대형종목을 반영한다는 점과 배당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디플레이션 우려 등의 원인으로 지수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분석업체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0년간 약세장에서 하락률은 30.2%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약세장에서는 2년간 55% 폭락을 기록했다. 또한 대공황을 불러온 1929년 고점에서 증시는 3년간 80% 폭락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과 1929년 두번의 폭락기를 거친 뒤 나타난 강세장은 각각 5년 4개월 정도 지속됐다.
헐버트 대표는 약세장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거나 미국 시장보다 밸류에이션이 낮은 유럽 등의 해외 시장에 투자하는 방법 등을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