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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국계 은행, 북미·유럽 '지고' 아시아 '뜬다'

기사등록 : 2014-03-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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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갈이 가속도…사무소· 지점 중 亞은행 비중 47%

[뉴스핌=노희준 기자] 영국과 미국, 유럽계 은행이 발을 뺀 국내 금융시장을 아시아계 은행이 빠르게 접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점과 사무소에서 아시아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가량에 달했다.

표1. 2008년 이후 외국계 은행 진입 및 철수 현황
<자료=금감원>

지난해 HSBC은행이 소매금융에서 철수하는 등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영미계 은행이 영업을 축소한 자리를 동남아시아와 아랍계 은행이 지점 전환이나 사무소 개설 등에 빠르게 나서면서 잠식한 결과다.

특히 국내 은행의 아시아 신흥국 진출에서 갈수록 '상호호혜주의'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어 아시아 각국의 국내 금융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뉴스핌 2014년 1월 13일 '은행권 해외진출 키워드는 ′네가 풀어야 나도 푼다' 참조)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사무소 개설을 타진하던 필리핀 최대 상업은행인 BDO유니온은행(Banco de Oro Union Bank)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FGB(First Gulf Bank)은행이 지난달 3일 국내 사무소 개설 허가를 받았다. 이들 은행은 현재 사무실 계약 등 막바지 사무소 오픈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3월 서울 사무소를 개설한 인도 최대은행인   SBI(State Bank of India)은행 역시 지난주 금융위원회 에 지점 전환 인가 신청을 제출했고, 금융감독원이 현재 공식 심사에 들어간 상태다. 

표2. 최근 국내 진입하거나 확장한 외국계 은행  
<자료=금감원>



인도의 ICIC은행도 국내에 사무소 설치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진출을 위한 금융당국과의 구체적인 협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이 해외진출을 많이 해야 하는데 현지에서는 상호주의 관점에서 자기 은행의 해외 진출과 연계해 국내은행 진출을 보려는 경향이 있다"며 "필요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큰 이슈가 없으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한다는 게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아시아 은행의 국내 진출 러시와 확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뚜렷해진 하나의 현상이다. 아시아 은행은 금융위기 때 망가진 외국계 은행이 떠난 자리를 메우며 국내 진출한 외국계 은행의 판을 갈아업고 있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등 유럽계 은행이 국내에서 철수했지만, 필리핀, 인도, 중국, 호주, 몽골, 카타르 등 아시아 은행은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표1 참조)

표3, 25일 현재 국내 진입한 외국계 지점, 사무소 국가별 현황
<자료=금감원>

이는 이미 유럽계 은행이 대부분 국내에 진입해 있던 상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 직격탄을 맞아 부실해진 데다 HSBC처럼 국내 소매금융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면서 퇴각 결정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재 국내에는 현지법인 형태의 SC은행과 씨티은행을 제외하면 39개 외국계 지점과 17개 사무소가 있는데, 이 가운데 아시아 은행은 지점 18개(46%), 사무소 8개(47%)를 차지하며 국내시장의 반 가까이를 선점하고 있다.(표3 참조)

금감원 관계자는 "추세적으로 영미계 은행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은 별로 없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동 등 아시아 은행에서 들어올 여지는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현지로 진출하고 있지만, 우리와 아시아의 무역거래와 향후 그쪽의 경제, 금융 발전 가능성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에 진출할 유인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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