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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 둔화 내성? 코스피로 '유턴'한 외국인 속셈은

기사등록 : 2014-03-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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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거래일 만에 순매수, 中 부양책 기대감 작용한 듯

[뉴스핌=한기진 이에라 정경환 기자] 지난 24일 코스피는 중국 경기 둔화 악재에도 0.55% 상승한 1945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3월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전월의 48.5보다 0.4포인트 낮고 시장의 전망치 48.7을 밑돌았는데도 우리 증시는 출렁거리지 않았고, 상해종합주가지수도 1.0% 가까이 올랐다. 특히 코스피에서는 중국 경기와 민감한 화학(1.6%), 철강(1.7%)와 기계(0.6%) 등 소위 중국 관련주가 강세였다.

오히려 외국인은 382억원 사들이며 11거래일 만에 순매수까지 했다. 기관도 5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만 1105억원치를 내다팔았다. 중국 경기가 조금만 둔화된다는 우려가 나올 때마다 크게 출렁거렸던 게 우리 증시의 모습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상 현상인 셈이다.

PMI가 50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데, 지금까지 계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는 지표만 놓고 보면 중국의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은 맞다.

25일 코스피는 물론 아시아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중국 PMI 지수 악화 영향이 뒤늦게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겠지만, 전문가들은 이보다는 전날 뉴욕 증시 하락 영향이었고 그 배경인 미국 내부 이슈에 초점을 둔다. 미국 PMI 제조업지수가 위축됐고 지난주 금요일 바이오 분야에서 촉발된 거품 논란이 나스닥을 2% 가까이 끌어내린 영향이 크다는 것.

중국 PMI 지표와 약간 다른 방향으로 증시가 반응한 주된 이유로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꺼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GDP의 65%를 차지하고 고용의 80%를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 경영이 악화됐는데, 그 배경이 지난해 하반기 그림자금융 불안으로 SHIBOR 금리가 급등하며 중소기업의 조달금리가 상승한 것이다. 따라서 이를 완화시키려면 결국 금리인하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인민은행이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중소기업의 조달비용 상승을 완화시키기 위해 2012년 5월 이후 처음 지준율 인하 카드를 커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PMI가 악화되면서 GDP 성장률은 7.5%보다 낮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은데 인민은행에서 성장률이 7.5%를 하회하거나 불확실성이 커지면 언제든 지준율 인하 등 유동성 공급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일차적으로 작용한 것은 분명해보이지만, 이미 우리 증시에 '차이나리스크'가 선반영됐고 이에 따라 점차 내성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많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보다 주가가 어찌됐듯 올랐기 때문에 PMI 이슈가 눈에 안 띄었다”면서 “PMI는 노출된 재료인데다 수치가 부담이 되더라도 수차례 겪어 부담되는 정도가 현저히 떨어져 그 영향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PMI가 안 좋다는 것은 다 알고 있었고 직전에 (중국 기업의 회사채)디폴트 쇼크 등도 겪었다”면서 “그로 인해 철강주 등은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일시 순매수 전환도 큰 의미로 해석되거나 중국 PMI 지수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은 나오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부양책이 나오거나 우리 기업의 실적이 좋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개인 비중이 줄어드는 와중에 외국인의 움직임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외국인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는지 여부는 증시 전문가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가장 외국인들이 선호했던 한국 증시지만 3월에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 중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곳은 한국이 유일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 수혜 스토리는 연초에 불거진 미국 한파와 중국 경기둔화로 인해 퇴색했다.  올들어 MSCI 한국ETF는 9% 가까이 하락했고 원화 가치가 2.5% 가량 내렸다.

이러한 한국시장의 상대적 약세는 중국이 최대 교역파트너로서 갖는 중요성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 둔화 소식, 나아가 금융시장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자 일단 한국 증시에서도 자금을 빼는 쪽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 전망은 밝게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바클레이즈는 지난 13일 자 보고서에서 "최근 실업률이 급등한 것은 경제활동참여인구가 늘었기 때문으로, 이는 노동 수요가 왕성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실제로 일자리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한국은행이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수가 안정적이라는 의견을 내놓는 등 낙관적인 기조를 드러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나리스크가 진정되거나 충분한 내성이 생겼다고 판단될 경우, 한국 증시의 매력이 재조명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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