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다시 가까워지고 있다. EU와 미국은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위해 긴밀한 공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EU를 위해 미국은 에너지안보 협력 강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추진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왼쪽)과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가운데),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이 26일 브뤼셀 EU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신화/뉴시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문제에서 미국과 유럽은 완벽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현재의 상황을 지속한다면 러시아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롬푀의 상임의장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은 21세기에 일어나서는 안 될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하며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EU와 미국 간 FTA를 포함한 TTIP 협상을 가속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EU 간 FTA 협상이 조기에 타결되도록 협상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며 FTA가 체결되면 미국 천연가스의 유럽 수출이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EU는 에너지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하며 미국은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의 영토 침략 위협을 느끼는 인접 국가에 대해 군사력을 증강 배치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와의 어떤 갈등도 모색하지 않고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EU와 미국 간 정상회담이 끝난 후 발표된 공동성명은 양측이 유럽의 에너지 안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서방국들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EU가 에너지 수입선을 다변화해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EU도 미국과의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FTA 협상을 서둘러 진행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미 미국에 석유 및 천연가스 공급을 늘려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EU와 미국은 다음 주 에너지 부문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