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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주 FTA] ISD 투명성규칙 배제…"론스타 소송 명분 사라져"

기사등록 : 2014-04-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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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남 "朴정부, 국회의견 무시하는 '통상독재'"

[뉴스핌=김지유 기자] 한국·호주 FTA 협상 과정에서 ISD(투자자-국가 소송) 투명성규칙이 배제되는 등 정부가 '통상 독재'의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한·호주 FTA의 ISD조항이 재협상을 추진 중인 한·미 FTA의 ISD와 판박이인 점, 호주만 '외국인 투자정책에 대한 ISD 적용 배제 규정'을 도입한 점 등이 문제로 꼽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8일 "한·호주 FTA는 유엔국제무역법위원회(UNCITRAL) ISD '투명성규칙'이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엔국제무역법위원회의 투명성규칙은 투자자-국가 소송에 관련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밀실에서 진행되는 등 투명성과 관련해 국제적 비판이 일자  유엔 총회가 제정, 지난 1일부터 발효된 제도다.

투명성 규칙에 따르면 투자자-국가 분쟁이 개시되는 경우, 당사국은 중제 개시통지문 및 소송과 관련된 각종 중제서류를 공개해야 한다. 또 제3자의 의견제출권, 공개 청문 등을 강화된 형태로 보장해야 한다.

김 의원은 "정부는 한·호주 FTA에 따른 투자자-국가 소송에서 투명성 규칙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부속서한(Side Letter)을 교환했다"며 "협정 발효 1년 후 이 규칙의 적용여부를 재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본래 투명성 규칙은 한·호주 FTA와 같이 올해 4월 이후 발효되는 자유무역협정에 자동으로 적용되지만, 협정 당사국이 별도로 적용배제를 명시하면 배제가 가능하다.

특히 론스타가 한국을 상대로 투자자-국가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중제 개시 통지문 및 소송 진행 상황이 공개되지 않아 세간의 비판을 받았던 적이 있어 이번 협상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국익을 위해 이러한 투명성 증진 제도의 도입이 절실함에도 정부는 어떠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 규칙의 적용을 배제한 것이다"라고 지적헀다.

또한 "론스타 소송의 근거가 되는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의 개정 등을 통한 투명성 규칙의 적용을 확대할 수 있는 명분도 사라지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한·호주 FTA의 ISD 조항은 재협상을 추진 중에 있는 한·미 FTA의 ISD와 판박이 모습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동안 국회는 여야합의에 따라 한·미 FTA의 재협상을 통해 ISD 개선을 요구했다. 정부 역시 'ISD 민관 전문가 TF'를 구성하고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등 준비과정을 거쳐 ISD 재협상을 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한·호주 FTA의 ISD는 한-미FTA의 ISD 규정의 자구와 구조를 소폭 수정한 것으로 내용 상 차이가 없다"며 "정부는 국회의 요구를 묵살했고 향후 예정된 한·미 FTA ISD 재협상의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호주만 외국인 투자정책에 대한 ISD 적용 배제 규정을 도입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호주는 '외국인투자심사제도'를 통해 민감 및 비민감 영역을 구분해 외국인 투자를 통제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 통신, 국방 분야 및 농지 및 농업 투자를 민감한 영역으로 구분해 외국인 투자를 통제한다.

이에 따라 호주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결정'을 ISD 적용에서 완전히 배제하며, 특정 외국인 투자를 거부하거나 투자조건을 부과 등 포괄적 권한을 유보하게 됐다. 반면 우리의 경우 이러한 포괄적 유보가 존재하지 않는다.

김제남 의원은 "지난 10여 년간 정부에 ISD 제도를 폐기·수정을 요구했는데 '쇠귀에 경 읽기' 였다"며 "한·호주 FTA는 그 결정판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통상독주는 이전 정부에 비해서도 도가 지나치며, 국회의 의견이 철저히 무시되는 사례를 볼 때 '통상독재'라 말해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평가헸다.

이어 "최근 미국이 한국의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사례를 고려해 한·호주 FTA에 '중소상공인보호를 위한 제도에 대한 포괄적 유보 규정'을 담는 것도 핵심적인 재협상의 방향이다"고 제안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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