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이 시장 전망치인 2.5%보다 낮은 전년 동기대비 2.4%에 그치면서 경기하강세가 한층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당분간 통제가능한 범위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당국이 경기 진작을 위해 보다 신축적인 통화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
올 1월 중국 CPI가 전년 동기대비 2.5% 상승한 후 2월 2.0%로 하락, 3월에는 다시 0.4%포인트 오른 2.4%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물가통제 목표치(3.5%)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차오허핑(曺和平) 베이징대학 경제학원 교수는 "올 1분기 CPI상승률 추이를 볼 때, 향후 물가가 통제가능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2분기에도 CPI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각종 미니 부양책 추진으로 하반기에는 물가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으나, 올 한해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탕젠웨이(唐建偉)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 연구원은 "거시경기지표 부진으로 1분기 경제성장이 더욱 둔화돼 수요가 위축되면서 향후 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가가 낮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좋은일이지만, 이를 지난 1년간 지속된 경기 하강 압력, 성장 둔화와 연결해 생각하면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그 만큼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차오허핑 교수는 "올 1~3월의 낮은 물가 추이는 중국의 부진한 내수와 투자, 수출입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해관(세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수출입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3월 당월 중국 수출은 1조400억 위안(약 167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2% 줄었고, 수입은 9900억 위안(약 165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8%가 감소했다.
차오허핑 교수는 "3월 수출입 가운데 수입이 급감한 것은 국내 수요가 위축됐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물가 상황으로 보아, 중국 경제성장에서 더욱더 합리적인 안정성장 정책이 요구되나 강력한 부양책을 시행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10일 보아오 포럼 기조연설에 나선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경제의 일시적인 변동에 대응해 단기적인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건전한 경제성장을 유지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가 11일 보아오 포럼에서 "중앙은행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5% 목표 산정에 참여했다"며 "만약 경제성장률이 목표치를 크게 빗나갈 경우, 통화정책을 미세조정 하거나 큰 폭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면서 리 총리의 정책 방향과 다소 상반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