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글로벌 유통기업 월마트가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 현지 생산업체들에 대한 관리의 어려움과 함께 중국 규제당국의 과도한 차별이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물 외벽의 월마트 로고. [출처: 월마트] |
중국 규제당국이 현지 생산업체나 유통업체들에게는 관대한 처분을 내리고 있는 반면, 월마트에겐 과도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중국 내 220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국영 유통업체 브라이트푸드는 지난 3년간 정기검사에서 단 한 번도 벌금을 부과받지 않았다. 중국에서 400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월마트가 같은 기간 980만달러의 벌금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월마트는 잘못된 가격표기와 품질 미달 상품의 판매 등으로 규제당국으로부터 벌금을 부과 받았다. 심지어 여우 고기가 당나귀 고기로 둔갑해 판매된 경우도 있었다.
월마트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당나귀 고기 사건의 경우 현지 납품업체가 속여 판매한 것이란 설명이다. 월마트는 이후 제품에 대한 테스트와 품질 조사를 더욱 강화했다. 특히 식품의 경우 DNA 검사까지 도입한 상태다.
그레그 포란 월마트 중국지사 책임자는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판매되는 상품의 품질에 대한 책임을 물을 때 우선 제조자의 책임을 따진다"며 "하지만 중국에선 제조자에겐 책임이 없고 유통업체에게만 책임을 묻는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 역시 중국 규제당국에 대한 월마트의 비판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베이징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의 크리스찬 머크 전 회장은 "중국 정부가 식품 안전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싶을 때는 중국 현지업체보다는 글로벌 업체를 선택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전문가들도 중국 기업이 현지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경우는 있지만, 규제당국이 현지 업체들을 처벌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 탓일까? 중국은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무덤으로 불리고 있다. 앞서 중국에 진출했던 세계 3위의 유통업체 테스코도 지난해 8월 중국 법인을 현지 업체에 매각하고 중국에서 철수했다.
글로벌 유통공룡 월마트가 중국 당국의 차별대우 속에서도 시장 안착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