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 영향이 최대 장애물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이번 주 증시는 본격화된 기업 어닝이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신화/뉴시스] |
어닝 시즌이 고속 기어로 변속하며 투자자들은 시장의 매수세를 촉발하거나 남아있는 겨울 혹한 영향을 날려 줄 낭보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 주 시장이 모멘텀주 및 기술주의 강력한 매도세를 헤쳐 나가던 도중 나온 일련의 긍정적인 기업 실적들로 인해 최근 수 주간 강화된 변동성이 쇠퇴했다는 기대감이 조성됐다.
S&P500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2.7%)을 기록하며 직전주의 낙폭을 거의 모두 만회했다. 특히 여태까지 실적을 보고한 기업들의 2/3 정도가 월가의 전망치를 상회하며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톰슨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S&P500 대기업들의 1분기 어닝은 전년 동기보다 1.7% 늘어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연초 전망치였던 6.5%에는 아직 크게 모자란 수준이나 직전일인 16일 보인 0.6%에 비하면 빠른 개선 흐름이다.
이날 IBM, 구글 등 대형 우량기업들이 보인 부진한 실적 부담에 혼조장세가 이어졌지만 기업들 대부분이 기대를 상회한 성적을 제출하며 시장의 상승기류는 쉽게 걲이지 않았다.
그러나 과연 이번 주 쏟아질 기업들의 분기 실적이 증시에 봄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증시의 상승 추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어닝 지원이 있어야만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허약한 실적들이 줄을 이을 경우 시장의 매도세는 다시 불붙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엇갈린 실적에 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강화되며 박스권에서 횡보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시장 가치에서 미국 최대 기업인 애플(23일)을 비롯해 맥도날드·AT&T(22일), 마이크로소프트(24일), 포드자동차(25일) 등 거대 기업들의 실적이 줄을 잇는 가운데 랠리 지속을 위해서는 몇 개의 장애물을 건너야 한다.
최대 걸림돌은 중국 경제의 둔화 징후가 실적에 미친 악영향이다.
이미 지난 주 IBM이 중국과 다른 신흥시장에서 보인 분기 매출 실망감에 주가가 급락하며 경고 신호를 보낸 바 있다.
또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세는 18개월래 속도가 가장 느려진 상태다.
이 같은 영향에 애플을 비롯, 퀄컴(23일), 얌브랜드(22일) 등 중국에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이번 주 증시의 상승 전망에 부정적일 수 있는 복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2013년 9월 29일 마감)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거의 절반이 중국에 치중된 퀄컴의 경우 옵션 시장 투자자들은 약세장에 대비한 베팅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퀄컴 실적에 대한 지나친 우려가 나타난 옵션 시장의 흐름상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매출의 13%를 중국에서 얻고 있는 애플의 실적에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톰슨로이터 스타마인은 애플의 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1%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문제는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인 지난 2012년말부터 시작된 애플의 급격한 약세장이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애플 주가는 6.1% 하락하며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른바 '전통적인 기술주'로 흐름이 전환된 시장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장기 성장 전망에 기반한 본질적 가치 측면에서 여전히 저평가받고 있다는 인식 속에 올들어 7% 오르며 다우지수 종목들 중 세 번째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계량분석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같은 이유로 듀퐁, 트래블러스 등을 잠재적인 역발상 투자 종목으로 꼽았다.
모멘텀주와 바이오테크 업종의 주가 흐름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시장의 변동성 강화의 주범이자 여전히 고평가 우려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21일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페이스북·길리아드 사이언스(22일), 바이오젠·징가(23일), 아마존닷컴(24일) 등 관련 기업들의 어닝 발표가 이어진다.
이번 주 금요일 마감하는 페이스북, 넷플릭스 옵션 거래를 살펴보면 투자자들은 이주 말미까지 두 기업의 주가가 약 12% 크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주는 정점가로부터 20% 이상 하락한 약세장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 바이오테크 업종지수는 2월 25일 사상 최고 종가에서 19% 하락한 상태며 소셜 미디어 업체들의 주가 흐름을 한데 묶어놓은 '글로벌X 소셜미디어 ETF'는 3월 6일 고점에서 18%까지 낙폭을 줄였다.
이 같은 흐름에 일부 전문가들은 다우, S&P500 지수의 조정장세는 중반에 접어든 국면이지만 나스닥지수의 경우 이미 조정장세에서 벗어났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종목이나 업종으로의 매도세 및 고평가 전이 현상도 대부분 사라졌다는 평이다.
한편 이번 주에는 주택 관련 지표들이 예정돼 있지만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22일에 2월 주택가격, 3월 기존주택판매 등이 발표되며 23일에는 3월 신규주택판매 지표가 공개된다.
이중 기존주택판매는 직전월에 보인 19개월 최저수준보다 더욱 감소세가 예상되고 있다. 신규주택판매 또한 5개월래 최저 수준에서 소폭 개선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24일 발표되는 3월 내구재 주문은 2.0% 증가, 가파른 개선 추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투자자들은 우크라이나 변수도 계속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이 4자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의 폭력사태 중단과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하며 내전 위기로 치닫던 사태가 일단 한 고비를 넘긴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