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럽 재정위기의 주범이었던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무엇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을까.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국 인플레이션 기대수준과 통화정책 전망이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유로존 주변국들의 국채 금리가 떨어졌다 해서 이 지역 리스크가 줄어들었다고 보는 것은 큰 착각이라는 분석이다.
스페인과 미국 국채 5년물 수익률 추이 [출처: 팩트셋 (WSJ 재인용)] |
아일랜드 국채 10년물 역시 수익률이 2.656%에 그쳐, 만기가 같은 영국 국채 금리(2.683%)를 하회한다.
그러나 스페인·아일랜드 국채가 미국·영국 국채보다 리스크가 낮아졌다고 보는 것은 오산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각국 인플레이션 수준을 반영해 비교하면 스페인 국채는 만기가 더 긴 미국 국채보다 수익률이 오히려 더 높다는 것이다.
정보제공업체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18년 만기인 달러 표시 스페인 국채는 2.07% 정도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2019년 만기인 미국 국채 수익률이 1.61%인 것을 감안하면 훨씬 높은 수익률이다.
스페인 국채 5년물은 수익률이 1.587%로, 만기가 같은 독일 국채(0.523%)보다 수익률이 1%p(포인트) 이상 높다.
이와 관련, WSJ는 각국 인플레이션 기대수준과 통화정책 전망이 엇갈리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미국·영국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시행할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유럽 국가들의 국채 수익률도 같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독일과 미국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 15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독일 국채 10년물은 수익률이 1.42%에 그쳐, 역대 최저치와 비교해 0.3%p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반면 만기가 같은 미국과 영국 국채는 그보다 1%p 이상 높은 2.60%, 2.681% 수준이다.
WSJ는 "독일과 미국의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 중 0.25%p는 ECB의 자산매입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