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통상 등락이 완만해 투자자들 사이에 커다란 관심을 끌지 못하는 채권이 금융시장의 ‘몸통’으로 부상했다.
연초 월가 투자가들이 십중팔구 수익률 상승을 예측했지만 미국과 유럽 주변국을 필두로 글로벌 채권 금리가 뚜렷한 내림세를 타는 데다 주식과 부동산 등 주요 자산시장으로 이에 따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 향방이 예측과 크게 어긋나자 연초 세웠던 투자 전략을 수정, 새판을 짜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2.372%까지 하락, 지난해 10월2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채 수익률이 현 수준에서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연초 가파른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크게 수정한 셈이다.
문제는 국채 수익률이 내림세를 지속할 경우 주식시장의 추세적인 상승 탄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지적했다.
BTIG의 댄 그린호스 전략가는 “국채 수익률을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들을 지나치게 가볍게 여겼다”며 “채권시장 향방이 바뀌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의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바니안 파트너스의 로버트 파블리크 시장 전략가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상당 기간 채권시장의 하락에 베팅했다”며 “이들이 마침내 백기를 들고 포지션 수정에 본격 나섰다”고 전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국채 수익률이 앞으로 수개월 사이 더욱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이어 미국과 유로존, 중국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주요국의 경기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연기금과 보험사 등 이른바 월가의 ‘큰손’들 사이에 채권 투자 수요가 대폭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금리 정책이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국채 상승의 주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또 10년물 국채 수익률 2.5%가 적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