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경기침체와 저금리 지속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경쟁사 임원을 잇따라 영입하고 있어 주목된다.
22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트라이프생명 본부장급이 라이나생명으로 회사를 옮겼다. 앞서 지난달 ING생명은 신임 영업담당 부사장(CSO)으로 메트라이프생명 출신 차태진 전무를 영입해 영업 강화에 나선 상태다.
신임 차 부사장은 국내 보험업계 고위 임원으로는 드물게 현장 출신 설계사 경력으로 유명하다. 베인 앤 컴퍼니(Bain & Company Korea) 전략 컨설턴트 출신으로 지난 95년 푸르덴셜생명에 설계사로 입사했다. 이후 96~98년 3년 연속 에이전트 챔피언을 달성했으며, 99년에는 한국MDRT의 초대회장을 지냈다.
ING생명 관계자는 "생보업계 전반에 걸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전략적 영업과 마케팅 전문가로서의 탁월한 역량을 가진 차 부사장의 영입을 계기로 설계사 조직을 통한 영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메트라이프생명은 신임 개인영업 담당 부사장(CAO)에 ING생명 출신 김종원 사장을 영입한 바 있다.
김 부사장은 91년 네덜란드생명(옛 ING생명)에 입사해 20년 넘게 ING생명에서 근무했고 영업총괄 사장을 지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윤중식 푸르덴셜생명 상무를 인베스트 부문(자산운용부문) 상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 설계사를 대규모로 영입하는 등 경쟁사간 인력 스카우트는 흔히 있는 일"이라면서도 "올해 들어 외국계 생보사들의 임원들이 연쇄이동하는 것은 영업강화를 통해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차원 아니겠냐"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올해 들어 금융당국의 TM(텔레마케팅) 영업 제한 조치와 최근 세월호 사고 여파로 초회보험료 실적이 20% 정도 하락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 외국계 역시 신계약 실적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 아비바 지분 철수 등 유럽 등 본사의 유동성 부족으로 한국시장에서 잇따라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