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이다. 경기 동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업들의 적대적 인수ㆍ합병(M&A) 건수는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업체인 딜로직 조사 결과를 인용, 올 들어 전 세계적으로 25건의 적대적 M&A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금액으로는 모두 2900억달러(약 295조원)에 달하며, 올 들어 시도된 전체 M&A 중 1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딜로직은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건수의 적대적 M&A 시도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적대적 M&A 동향. [출처: FT] |
JP모간의 헤르난 크리스테르나 글로벌 M&A 부문 공동대표는 "더 많은 기업들이 M&A를 고려하면서 관련 시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빌 앤더슨 글로벌 M&A 방어전략 담당 대표 역시 "저렴한 차입자금과 기업이 쌓아둔 많은 보유현금, 회복되는 경제 상황으로 인해 적대적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더 많은 보상을 바라는 주주들도 이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14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적대적 M&A 시도 건수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인수 대상이 된 회사들이 보다 많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세계 최대 제약회사인 화이자는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를 주당 55파운드, 총 690억파운드(약 118조원)에 인수하려 했으나,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이 딜은 올해 최대 규모의 M&A 시도였다.
미국의 케이블TV업체인 차터 커뮤니케이션 역시 경쟁사인 타임워너케이블을 적대적 M&A로 사들이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타임워너는 컴캐스트가 425억달러에 우호적으로 인수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