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중국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KFC와 맥도널드 등 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전쿵푸(真功夫), 샹춘지(鄉村基 CSC) 등 토종 브랜드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
중국 비즈니스 온라인 매체 후수왕(虎嗅網)은 중국 패스트푸드 업계를 호령했던 KFC가 꾸준한 규모확장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점차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9일 이같이 보도했다.
2013년 말 기준, KFC의 모회사 얌브랜드의 중국 매장 수는 전년 동기대비 15.4% 증가한 6000개 이상으로 확대됐으나 매출액은 3.8% 감소한 것.
◇업계 강자 KFC 내리막길
업계 관계자는 "KFC가 기하급수적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중국 1·2선 주요도시에서 KFC는 자사 매장끼리 경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최근에는 중식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급성장으로 KFC 등 외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KFC가 지속적인 매장 확장을 통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매출을 개선하고자 하지만, 이미 4600개에 달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KFC가 규모확장을 통한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1·2선 도시에서 KFC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3·4선 도시에서는 더커스(德克士 dicos), 샹춘지 등 저비용을 앞세운 토종 브랜드의 추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013년 초 성장촉진제 등 각종 약물을 투여해 키운 '속성닭' 논란에 휩싸인 KFC는 작년 한 해 동안 대대적인 할인 판촉 행사를 벌이고 조리 닭 안전에 대한 끊임없는 광고를 하며 매출 만회에 힘썼다.
하지만 얌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혁신 부족과 속성닭을 비롯한 경영 사고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며 "현재 신제품 개발 등 혁신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떨어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KFC의 경쟁사는 맥도널드 뿐만이 아니다. 2012년 기준, 중국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KFC는 점유율 6.5%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맥도널드가 2.3%로 2위를, 캉스푸(康師傅) 등 유명 식품 자회사를 거느린 대만 식품기업 딩신그룹(頂新集團)이 점유율 1.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중국 토종 양식 패스트푸드 브랜드 화라이스(華萊士)가 0.6%, 일식 라면 체인점 아지센라면(味千拉麵)이 0.4%, 중식 패스트푸드 체인 전쿵푸가 0.3%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KFC, 피자헛 등의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얌브랜드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고객수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중국 매체는 전했다.
토종 패스트푸드 전문점은 물론, 우후죽순 생겨나는 커피숍, 베이커리 등도 KFC 등 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가고 있기 때문.
이를 반영하듯 2013년 얌브랜드의 중국 시장 매출이 급감했다. 2013년 1분기와 2분기 매출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20% 줄었고,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11%, 4% 감소했다.
KFC와 더불어 대표적인 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맥도널드의 2013년 중국 매출도 2012년에 비해 3.6% 줄었다.
미국시장에서 맥도널드와 버거킹에 뒤쳐진 KFC는 유독 중국 시장에서 맥도널드를 크게 앞지르며 패스트푸드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1987년 중국에 진출한 KFC는 현재 46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1990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피자헛도 200여개 도시에 1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KFC가 중국 패스트푸드 업계 신화를 이룩했던 비결은 '현지화'에 있었다. 중국인들의 식습관과 입맛을 고려해 아침죽, 베이징카오야(북경 오리구이) 스낵랩, 중국식 두유인 떠우장(豆漿)과 밥 메뉴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2년 겨울 속성닭 사건에 이어 2013년 봄 조류독감 사태가 터지면서 KFC는 유래없는 경영 위기를 맞았다. 2013년 1분기 얌브랜드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6% 떨어진 3억3700만 위안에 그쳤다.
◇토종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급성장
이처럼 외산 브랜드의 성장세가 한풀 꺽인데 비해 전쿵푸, 샤부샤부(呷哺呷哺), 리셴성(李先生), 융허다왕(永和大王), 샹춘지 등 토종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무서운 기세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전쿵푸는 현재 매장을 566개, 샤부샤부는 400개, 리셴성은 1000개, 융허다왕은 318개, 샹춘지는 251개로 확장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본사가 충칭(重慶)에 소재한 '중국판 KFC' 샹춘지는 충칭시 현지에서 KFC, 맥도널드를 누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2013년 영업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샹춘지의 매출 증가율이 18%로 가장 높았고 맥도널드가 2%, KFC가 -4%로 크게 뒤쳐졌다.
샹춘지는 2010년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중국 본토 패스트푸드 업체 가운데 최초로 미국 자본시장에 진출해 주목을 받았다.
식품안전과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크푸드를 멀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KFC 등 외자 브랜드 실적악화의 주 요인 중 하나다.
중국 매체는 1선도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융허다왕이나 전쿵푸 등 중식 패스트푸드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중국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중식 패스트푸드 점유율은 19%에서 22%로 확대된 반면, 양식 패스트푸드는 20%에서 1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