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20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건설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취지의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노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건설시장의 어려움을 누그러뜨리면서도 입찰담합을 근절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많은 고민하고 있다"면서 "건설업계의 사업활동에 제약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입찰참가자격제한제도와 관련, 기재부 등 국가계약법 소관부처에 제도개선을 요청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입찰참가자격 제한 관련 제도개선을 위해 공정위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면서 "담합을 정당화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대신, 과거의 담합행위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담합 근절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줄 것"을 당부했다.
건설업체 대표들도 "담합 제재시 과징금 처분으로 이미 제재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발주자가 입찰참가 자격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처벌"이라면서 "현재 건설업계의 대표적 입찰방식인 턴키제도, 최저가낙찰제 등에 입찰담합을 유인하는 요소가 많으므로 입찰담합 근절을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공정위가 대형공사 담합 사건을 연이어 처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감안해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현재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자체가 번번히 '솜방망이' 논란에 휩싸이는 상황에서 담합업체의 입찰자격제한을 완화시켜줄 경우 자칫 담합 제재의 실효성이 무색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담합업체들에게는 입찰자격제한이 과징금보다 더 무거운 제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규제기관이 사실상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실련 최승섭 부장은 "담합업체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면서 "입찰자격제한마저 완화해 준다는 것은 사실상 답합을 조장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담합규제 관련 애로사항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면서 "중요하지 않은 담합행위에 대한 제재를 다소 완화해 주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