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비록 우크라이나가 상당량의 가스 비축분을 확보해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부족 사태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에너지 문제는 가뜩이나 어려운 우크라이나의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려를 해결하고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가 가스관을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 석유업계 뉴스 전문 웹사이트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은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유럽연합(EU)과 미국, 러시아가 포함된 컴소시엄에 팔고 운영을 맡겨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가스관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매각이 가장 유일한 방안이라는 진단이다.
가스관 매각은 우크라이나에게 우선 충분한 자금을 가져다줄 수 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의 자산 가치는 약 200억~300억달러로 추산되는데, 특히 러시아에 지분을 매각할 경우 우크라이나의 가스 채무가 탕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지급해야 할 가스 대금은 약 45억8000만달러다.
다국적 컨소시엄이 가스관을 운영할 경우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대금 지급에 구애 받지 않고 유럽에 가스 공급을 지속할 수 있다. 미국과 EU에 운영권을 모두 넘기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러시아로서는 체면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상이 가능하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이 자치하는 러시아 가스 공급 비중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매각이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우회해 유럽에 공급되는 러시아 가스의 비중은 전체의 절반 가까이다. 러시아 가즈프롬이 추진 중인 '사우스스트림 가스관'이 준공될 경우 그만큼 우크라이나 가스관의 중요성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스트림 가스관은 우크라이나 대신 흑해를 지나 불가리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그리스, 이탈리아를 잇는 가스관 노선이다. 최근 EU의 경제제재로 사업 추진이 난관에 부딪혔지만 오스트리아가 가스관 부설 공사에 합의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우스스트림 가스관 노선도. [사진 : Gazprom] |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