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변국을 중심으로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바닥으로 추락한 데 대해 영란은행(BOE)이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국채 버블 논란이 고조되는 가운데 더 이상 좌시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지적이다.
(사진:AP/뉴시스) |
26일(현지시각) BOE가 발표한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정작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부동산 버블에 대한 경고보다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 수익률 하락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이른바 주변국은 여전히 천문학적인 부채를 떠안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 성장 전망이 지극히 부진한 데 반해 국채 수익률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주장이다.
BOE는 특히 독일 대비 이들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정당화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졌다고 지적하고, 투자자들에게 금리 상승 가능성에 따른 손실 리스크를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와 함께 BOE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위험수위라는 사실도 지적했다. 지난 5월 기준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0.5%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정부 뿐 아니라 기업과 가계 역시 부채를 축소하기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BOE는 주장했다.
더 나아가 저 인플레이션은 주변국을 중심으로 유로존의 구조적 개혁과 경쟁력 회복 역시 어렵게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을 주축으로 유로존의 정책자들이 통화 평가절하에 사실상 실패한 만큼 주변국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동 비용을 감축해야 한다고 BOE는 진단했다. 즉, ‘내부적인 평가절하’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역시 인플레이션이 사상 최저치로 하락,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에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BOE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국채를 포함한 유로존의 자산가치가 경제 펀더멘털이 뚜렷하게 드러날 때 가파르게 재평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회원국 정부 간 깊게 얽힌 채무 관계를 감안할 때 금융위기가 재연될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BOE는 주장했다.
한편 이날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중 1.240%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인 1.13%와 거리를 대폭 좁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10년물 수익률도 장중 각각 1bp씩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