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2009년 3월말 이후 장기 랠리를 연출하고 있지만 미국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증시 가운데 최장기 상승 기록을 세운 것은 말레이시아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들어 상승 엔진이 사실상 작동은 멈춘 상황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
3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증시는 지난해 2008년 추세적인 상승세로 돌입, 127%에 이르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 두 번째 규모의 말레이시아 증시는 MSCI 월드 인덱스 지수를 기준으로 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오랜 랠리를 연출한 셈이다.
하지만 연초 이후 뒷심이 달리는 조짐이 두드러져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올들어 상승률이 0.8%에 그친 것.
가계 부채가 사상 최고치에 달했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과거 다섯 차례의 고점 평균치를 넘어서자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페트로나스 다간간을 포함한 주요 기업의 이익 증가가 주춤한 것도 주가 상승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꼽힌다.
맥쿼리 투자운용의 샘 리 코누 펀드매니저는 “말레이시아 증시의 파티는 종료되고 있다”며 “투자 가치를 엿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말레이시아 증시의 상승세가 앞으로 주춤할 것으로 내다보고, 부채 부담으로 인해 주식시장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과 가계 소비도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 증시의 상장 기업 이익은 앞으로 12개월 사이 5%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MSCI 이머징마켓 지수의 전망치인 1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아베르딘 자산운용의 제럴드 암브로스 매니징 디렉터는 “불과 18개월 이전과 비교할 때 증시 밸류에이션이 극심하게 높아졌다”며 “밸류에이션이 상승하는 사이 이익 전망치는 전혀 높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JP 모간은 말레이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끌어내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