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애플과 구글 같은 정보통신(IT)기업들이 창고에 쌓여있는 현금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에너지와 원자재 등 전통적으로 시설투자에 많은 자금을 사용해왔던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IT기업들 외엔 투자에 나설 기업이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올해 설비투자가 크게 확대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5일(현지시각)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회복에 필수적 요소인 기업 설비투자가 돌아서기 위해선 IT기업이 나서야한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에너지와 원자재 관련 기업들은 글로벌 투자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왔으나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등 이머징 국가의 성장률이 둔화되며 이들 부문에 대한 수요도 줄어든 상태다.
S&P는 이로 인해 에너지 및 원자재 기업들의 경영 상황은 악화되고 있으며, 시설투자도 축소되거나 취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페트로브라스와 셰브런, 가즈프롬, 토탈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자신의 운용비용을 초과하는 규모의 생산 설비를 보유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회복되기 위해선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 S&P의 분석이다. 보다폰과 아메리칸모바일 등 통신기업들과 헬스케어 업종의 투자 확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S&P는 올해 에너지 및 원자재 기업들을 제외한 기업 설비투자가 2.6%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공공 기반시설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영역의 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곳은 S&P 외에 또 있다. 지난주 모건스탠리는 당분간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대폭 개선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아담 파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의 투자가 빠르게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시설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투자자들도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생산설비 규모에 비해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이 반대의 경우보다 주가 상승률이 높기 때문이다. 파커 애널리스트는 "지난 43년간 생산설비 규모가 작은 기업의 주가가 평균적으로 시장보다 6.24% 가량 아웃퍼폼(특정 주식의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더 큰 경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무려 13.78% 아웃퍼폼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