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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회복, 미지근" 여전히 조심스런 한국은행

기사등록 : 2014-08-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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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지수 회복에도 "개별항목 개선세 지켜봐야"

[뉴스핌=우수연 기자] 한국은행은 세월호 사고가 국내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에 미치는 여파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8월 금리 인하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거듭 강조한 만큼 소비심리에 대한 한은의 평가가 또다시 향후 금리 방향의 척도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27일 한은은 올해 '8월 소비자심리지수'와 7~8월 중 지역경제의 소비동향을 담은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양자 모두 현재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와 실시간 소비지표를 다뤄 의미 있는 눈길을 끌었다.

두 자료를 보면, 국내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는 전월 대비 다소 나아졌고, 7~8월 중 소비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은은 아직 위축됐던 심리가 회복세로 안착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 8월 경기판단 및 전망↑, 소비 직결된 지표는 보합

8월 소비자심리지수 헤드라인 자체는 전월 대비 상승을 나타내고 있으나 세부 구성지수의 기여도를 보면 아직 소비와 직결된 지표들은 회복이 더딘 것으로 드러났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대비 2포인트 상승한 107을 기록했다. 구성 항목에서 가장 많은 이바지를 한 항목은 향후경기전망(0.9)이며, 현재경기판단(0.5), 현재생활형편(0.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를 통해 8월 가계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은 크게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조사 기간인 8월 13일에서 20일 사이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14일)가 단행됐고, 7월 말 발표된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기 판단에 대한 전망이 크게 개선된 것.

소비자심리지수 구성지수 기여도(△표시는 전월대비 마이너스) <자료=한국은행>

하지만 실제 가계의 지갑을 열게 할 수입이나 생활형편에 대한 전망(생활형편, 소비지출, 가계수입)은 여전히 보합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문갑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차장은 "경기 회복이 실제 가계의 수입 증가와 연결되려면 한두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체감경기 회복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실제로 경기가 좋아져서 임금 상승에 반영될 때 (소비심리지수의) 오름폭이 커지는 것도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7월 말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 때문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아직 조치만 나온 상태라 후행지표인 소비 관련 지표들은 정책이 실현될 때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 한은 "7~8월 소비 회복세나 소비심리 불안"

한은은 실제 지역 경기의 소비동향을 모니터링한 '한은 지역경제보고서'에서도 주춤했던 국내 소비가 살아나고 있으나 여전히 회복세는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세월호 영향이 점차 줄고는 있으나 애초 예상보다는 세월호 여파가 오래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세월호 여파 지속성 설문조사 응답 결과
(조사 기준일: 7월 21~8월 12일)
<자료=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

한은의 조사 결과, 세월호 사고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1개월 이상(8월 중순~9월 중순) 지속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50.3%, 2~3개월(9월 중순~11월 중순)이 30.1%, 3개월 초과(11월 중순 이후)가 19.6%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이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12일 사이라는 점을 미뤄볼 때, 세월호 영향이 오는 9월 이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이 전체의 49.7%에 달하는 것.

강성대 한은 지역통할실장은 "지난 분기에 조사에서는 세월호 영향이 6~7월 중에 끝날 것이라는 응답이 우세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그 기간이 좀 더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8월 소비심리 '미지근', 실제 지표 확인해야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 한은의 금리 인하에 힘입어 소비 심리가 소폭 살아나고는 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실제 경제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심리지표는 일단 정부에서 경기부양을 한다고 하니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정도인 것 같고, 향후 계속해 심리지표가 개선되려면 실제 지표들이 좋아지는 모습이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에서도 이 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국내 경기회복의 성패를 좌우하리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올해 3.8% 성장전망은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정상화된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소득의 56%가 수출인 상황에서 수출증가율이 크게 늘며 뒷받침해주지 않는 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 해도 국내경기가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출이 개선세를 지속하지 않는다면 추가 금리 인하를 비롯한 각종 내수 부양책들의 강도가 더욱 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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