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애플이 지난 9일(현지시각) 처음 선보인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스마트시계)가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애플워치가 과연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불붙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포그 뉴욕타임스(NYT) 정보기술(IT) 전문 칼럼니스트는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에 "애플워치가 과연 히트를 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10일(현지시각) 이같이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워치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
포그 칼럼니스트는 "심지어 애플워치의 가격이나 모델도 정확히 결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애플워치 중 최저가 제품은 가격이 350달러(36만2390원)로 알려져 있으나, 다른 모델들 값이 얼마가 될지는 애플 내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애플워치보다 이전에 나왔던 스마트시계들이 모두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는 사실도 위험부담으로 지목됐다. 스마트시계는 사이즈도 크고 무거운 데다, 시각적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기존 핸드폰이 가진 기능을 벗어나지 못했던 점도 치명적 약점으로 꼽혔다.
포그는 "이런 점에서 애플워치는 다른 스마트시계보다 고민이 많이 들어간 제품"이라며 "디자인도 우수하고, 건강상태 측정 기능도 있어 핸드폰과도 차별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손목시계 사용자는 지난 몇 년간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즉 애플워치가 성공하려면 이러한 추세를 뒤집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워치를 사용하려면 아이폰을 같이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도 애플워치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혔다.
포그는 "애플워치를 쓰려면 애플 생태계에 가입해 있어야 한다"며 "그 결과 애플 제품의 팬들과 안드로이드 사용자 사이에 놓여져 있던 간극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도 내년 출시될 애플워치를 구매하면 손해를 보게 되는 이유를 잇따라 내놓았다. 대표적으로 ▲애플워치 얼리 어답터들의 의견을 반영한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이 나중에 출시될 것 ▲일찍 출시된 애플워치는 고수익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렸다가 사는 것이 유리함 ▲애플워치는 필수품이라기보다 액세서리에 가깝다는 점 등이 꼽혔다.
IDC 모바일폰 연구팀의 라몬 라마스(Ramon Llamas) 리서치 매니저는 내년 출시될 애플워치 1세대는 일종의 실험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은 애플워치 1세대의 얼리 어답터들 의견을 취합해서 좀 더 개선된 품질의 후속작을 내놓을 것"이라며 "애플워치가 대중들에게까지 보급되려면 (적어도) 2~3세대 정도는 나와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애플워치는 신제품일수록 가격 부담이 높기 때문에 미리 사면 손해라는 의견도 있었다.
시장분석업체 IBIS월드의 제임스 크롬튼 애널리스트는 "애플워치 가격으로 책정된 350달러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애플이 고소득층을 겨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애플워치를 쓰기 위해 아이폰도 새로 장만해야 하는 경우라면, 실제 지출 부담은 더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크롬튼 애널리스트는 "아이팟이나 아이폰처럼 애플워치도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이전 제품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가젤(Gazelle)이나 넥스트워스(NextWorth) 등 중고 장터를 통해서도 애플워치를 싸게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애플워치는 시계라는 '필수품'의 성격보다는 '고가 액세서리'의 특성이 강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라마스 매니저는 "애플은 소비자들이 애플워치를 사고 싶어하도록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사고 싶다'는 것은 '필요하다'는 것과는 다르다"며 "결국 애플워치는 액세서리에 불과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크롬튼 애널리스트는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것은 굳이 애플워치가 아니라 다른 값싼 장비로도 가능하다"며 "애플워치는 시계라기보단 사치품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