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오는 16~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된 가운데 글로벌 펀드 운용업계의 투자 방식이 신흥시장에 잠재적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14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펀드 운용사들 자금이 유동성이 적은 소규모 신흥시장에 집중되면서 잠재적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국제금융센터] |
이는 리먼브러더스 쇼크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10월의 9000억달러에서 약 50% 증가한 수준이다.
채권형 펀드의 총 AUM는 2009년 말 880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3400억달러로 약 4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도 7020억달러에서 1조1000억달러로 증가했다.
다만 BIS는 "글로벌 운용사들이 신흥시장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금이라도 변경한다면 규모가 작은 개방형 신흥국 펀드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례로 상위 500개 운용사들이 신흥시장 AUM을 1%p(포인트)만 조정해도 7000억달러 자금이 신흥시장에서 움직인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2008년 총 유출액(2460억달러)과 2012년 총 유입액(3680억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다.
신흥시장에 충격이 발생했을 경우 이들 펀드가 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것도 문제로 지목됐다.
BIS는 "신흥시장 주식·채권 펀드들은 벤치마크로 삼는 지수가 대체로 비슷하다"며 "신흥국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들 펀드 운용사들의 투자 전략도 유사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흥시장 채권형 펀드는 JP모건 인덱스를 벤치마크 지수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는 1조4000억달러의 신흥국 주식형 펀드가 연동돼 있다.
즉 신흥국 위기가 발생했을 때 펀드들이 모두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헷지(제거)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지난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불거지면서 신흥시장 자산 가격이 일제히 폭락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BIS는 "금융위기 후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신흥시장 펀드들이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와 국채에 투자하고 있는 것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9~2012년까지 신흥국에서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37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4년 전에 비하면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BIS는 "이들 채권은 대부분 외화로 발행돼 있으며, 환리스크 헷지도 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라며 "연준의 금리인상과 함께 신흥시장 위기가 재발한다면 가격 급락과 환차손까지 겹쳐 손실이 두 배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