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모든 산업이 그랬지만 지난 30여년간 음악 산업만큼 롤러 코스터를 탄 것도 없다. 소비하는 제품 자체가 LP에서 MP3로, 그러니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혁신적으로 바뀌었고 저작권 침해가 극성을 피우며 음반 판매고는 급감했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전 세계 음반 판매고는 380억달러에 달했지만 2011년엔 이것이 160억달러로, 2013년엔 150억달러로 확 줄었다.
LP나 CD로 음원을 구매했던 것에는 일종의 '거품'도 있다. 원하는 일부 곡을 듣기 위해 나머지 음악에 대한 비용까지 서너배씩 치렀던 것. 그러나 지금은 따로따로 음원을 구매하기 때문에 지불하는 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음악 산업은 그래서 지난 십여년 위축돼 왔고 여전히 취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영화에서 해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들리는 음악을 빠르게 검색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는 샤잠(Shazam)의 필립 인겔브레히트 공동 창업자도 14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럼 "음원 가격 자체를 올리면 어떻겠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인겔브레히트 공동 창업자는 그렇지 않다고 봤다. 그리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영화 산업에서 길을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영화의 경우 2013년 880억달러 시장으로 성장했으며 몇 년 뒤면 1000달러대 시장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런 성장세는 '윈도잉(Windowing)'이라 불리는 유통 방식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포맷과 시간대, 지역 등에 따라 각각 다른 가격에 상품을 유통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처음에 영화를 상영할 때는 10~15달러를, 주문형 비디오(VOD)로 팔 때는 4일에 4달러, 유료 TV로 보여줄 때는 한 달에 10달러 가량, 스트리밍을 통해 줄 경우 월 8달러를 받고 그 이후에 무료로 상품을 유통하게 되는 식이다.
(출처=테크크런치) |
일례로 비욘세의 다음 앨범은 처음 몇 달간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게 했고, 점점 서비스 지역과 구독자를 늘려 나가다가 무료 서비스로 전환하게 될 예정이다.
(출처=BBC) |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은 이를 위해 U2에 1억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으며, U2 또한 노래를 만들어 음반을 파는 것으론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1억달러가 과한 금액이란 지적도 있지만 인겔브레히트는 음반 사업자, 스트리밍 사업자들에게 있어선 반가운 금액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열렬한 음악 팬들을 위해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에 있어서도 의문은 든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이용해 음악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겔브레히트는 또한 아티스트들 측면에서도 이를 어떻게 봐야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윈도잉 시스템 하에서는 규모가 큰 밴드여야만 이문을 남길 수가 있으며, 음반회사와 얼마씩 나눠가져야 할 지에 대한 부분도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독점 계약은 애플만 한 것은 아니다. 삼성은 올해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빅뱅의 콘서트 라이브 음원을 독점 공개했고, SM엔터테인먼트와도 제휴해 엑소(EXO)의 멤버 목소리로 녹음된 모닝콜 다운로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