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택 건설 투자가 내년 미국 경제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본 투자가 주춤하는 한편 주택 투자로 ‘선수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이번 경기 회복이 과거와 뚜렷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면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강조하고 있다.
주택 건설 현장[출처:AP/뉴시스] |
23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는 2015~2016년 주택 건설 투자가 10~15%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분기 연율 기준 증가율인 7.2%에서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기계와 인프라 등 자본 지출 증가율은 지난 2분기 8.4% 증가했지만 2015~2016년 증가율이 5%로 떨어질 것으로 골드만 삭스는 내다봤다.
과거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회복기로 접어들 때 주택 건설이 초기 사이클에 자리잡았고, 이어 자본재 투자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하지만 이번 회복의 경우 순서가 전통적인 형태와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골드만 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회복기에 주택 건설 투자가 자본재 투자보다 더딘 경우는 지극히 드문 현상”이라고 말했다.
주택 건설 투자가 늘어날 경우 다른 업계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은 향후 경기의 강한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모간 스탠리의 엘런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건설 투자가 늘어나면 다른 업종의 투자 역시 증가할 것”이라며 “부동산 부문의 성장 여지는 아직도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다.
주택 건설 부문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3%에 그친다. 이는 12%에 달하는 자본재 투자에 비해 지극히 낮은 수치다.
하지만 주택 부문의 투자는 가계 소비와 고용, 경기신뢰 등 실물경제의 다양한 부문과 맞물려 있는 만큼 그 중요성을 과소평가 할 수 없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미셸 마이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의 회복이 매끄럽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추세는 하강이 아니라 상승으로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기업의 경우 서둘러 자본 투자를 늘려야 할 상황이 아니라는 데 시장 전문가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모간 스탠리의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대다수의 기업들은 적정한 고용과 자본으로 전반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셰일 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부문의 경우 기업들이 인프라와 고정 투자를 상당폭 늘릴 것이라고 알리안츠 번스타인의 조 카슨 리서치 디렉터는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