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9월 고용지표 호조에 달러화가 폭등, 외환시장과 금을 중심으로 한 상품시장을 평정했다.
금값이 온스당 1200달러 아래로 밀리면서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 내림세로 돌아섰다. 달러화 강세에 유로화에 이어 파운드화까지 동반 하락하는 등 외환시장도 판도 변화가 뚜렷하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이 2008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 선에 진입했지만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을 앞당기기에 역부족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고용 지표 호조에 반색하며 긴축 가능성을 가격에 적극 반영하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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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각각 1.3% 내외로 뛰었다. 유로/달러 환율이 장중 1.250달러까지 밀렸고, 달러/엔은 110엔까지 치솟았다. 달러 인덱스도 장중 1.22% 뛰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투기거래자들의 달러화 순매수 포지션이 358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유로/달러 환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환율이 1.25달러까지 밀린 뒤 내년 말 1.20달러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2분기 미국 성장률이 4.6%에 이른 데다 9월 실업률이 5.9%로 떨어지자 연준의 긴축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 달러화를 끌어올렸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반면 금값은 급락했다. 금 선물 12월 인도분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1% 이상 하락, 온스당 1198.4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금값은 내림세로 돌아섰다.
미국 경제 지표 호조와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금값에 강한 하락 압박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 삭스는 중국과 유럽의 경기 하강 및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미국 경제 펀더멘털의 개선과 달러화 상승에 따른 하락 압박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금을 필두로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속 상품이 동반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이날 은 선물 12월물 역시 0.4% 하락했다.
하지만 실업률 하락을 빌미로 실제 연준이 긴축을 앞당길 여지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의견이다.
미네아폴리스 연준은행 총재를 지낸 게리 스턴은 “9월 고용 지표가 긍정적이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총체적인 그림을 제시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실업률 지표와 비농업 부문 고용 건수가 전반적인 고용시장의 실상과 펀더멘털을 온전하게 드러내지 못한다는 얘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자문관을 지낸 오스틴 굴스비 역시 임금 인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연준이 이번 고용 지표를 근거로 긴축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