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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4%대 위안화 ABCP', 반짝 인기끌고 사라져

기사등록 : 2014-10-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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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쪽 달러 유동성 문제 해결되며 차익거래 유인 사라져

[편집자주] 이 기사는 지난 8일 정오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뉴스핌=김선엽 기자] 지난해 말부터 급격하게 증가했던 위안화예금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상품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중국의 달러 유동성 우려가 감소하면서 차익거래 유인이 줄어들어 종전과 같은 고금리를 제시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위안화예금의 증가세도 주춤할 전망이다.

8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위안화예금은 꾸준하게 증가 추세를 보여 왔다. 2012년 말 1억70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203억5000만달러로 1년 9개월만에 120배 늘어났다.

지난해 말부터 위안화예금이 급속히 늘어난 것은,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중국 위안화예금의 고금리 매력도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국내 거주자의 위안화예금 현황. 8월까지 확대되던 증가 추세가 9월 들어 주춤하고 있다. <단위:억달러, 자료:한국은행>

특히 중국 금융시장에서 새도우뱅킹(그림자금융) 문제로 달러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새도우뱅킹은 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도 중앙은행의 규제와 감독을 받지 않는 금융회사로 투자은행, 헤지펀드 등을 지칭한다. 중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는 GDP 대비 35~50%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국 금리상품에 투자하는 경우, 중국이 우리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원/위안을 헤지하면 선물환 디스카운트(수익률 감소)가 발생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중국 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마르면서 달러/위안의 현·선물 환율 갭(달러/위안 스왑레이트)이 좁혀졌고 이로 인해 원/위안 헤지 과정에서 디스카운트가 아닌 프리미엄이 발생했다. 금리와 환차익을 이중으로 노릴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가 위안화예금을 기초로 ABCP를 발행해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에게 판매했다. 또 일부 증권사는 중국은행 예금을 환헤지를 거쳐 가져와 고객의 신탁계정에 편입시키기도 했다. 중개 수수료를 제외해도 금리가 1년 기준 4%까지 나오면서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를 지나면서 중국은행의 달러 유동성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위안화 환율이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동시에 달러/위안 스왑레이트도 정상화(확대)됐다. 차익거래 유인이 줄면서 위안화예금 관련 상품의 출시가 뚝 끊긴 것이다.

실제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위안화예금 ABCP 금리는 수수료를 제할 경우 2% 중반으로 떨어져 금리 메리트를 상실한 상태다.

보험사의 한 투자운용역은 "위안화예금 ABCP 거래를 중개하는 증권사 쪽에서 처음에는 가능하다고 했다가 막판에 가서 딜을 취소했다"며 "수수료를 제외하면 약속했던 금리를 제시하기 어려워지면서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안화예금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던 지난해 말과 올 상반기가 오히려 비정상적 상황이었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조완제 상품개발팀장은 "우리가 저금리이고 중국이 고금리이기 때문에 환헤지를 하면 프리미엄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며 "지난해 말 시장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선물환 프리미엄이 발생해 고객에게 높은 고정금리를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수준에서 풀헤지를 가정하고 상품을 설계하면 2% 중반 정도 금리가 나올 것 "이라며 "원화예금 금리와 큰 차이가 없어 고객의 수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 원화 대비 위안화 금리의 상대적 매력도

통상 증권사는 위안화 예금ABCP를 판매하면서 환헤지를 하는데, 원/위안 시장이 없는 관계로 원/달러 헤지(달러 선물환 매도)와 달러/위안(위안화 선물환 매도) 헤지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국내 국고채 대비 위안화 금리의 상대적 매력도는 다음의 4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중국계 은행 서울지점이 제시하는 위안화예금 금리에 원/달러 스왑레이트(선물환 프리미엄)를 더하고 여기서 달러/위안 스왑레이트 금리를 제외하면 위안화예금ABCP 금리가 나온다. 여기서 다시 우리나라 국고채 1년물 금리를 제외하면 위안화 금리의 상대적 매력도를 추정할 수 있다.

<자료 : 동부증권>

위 그림은 이 4가지 요소를 분해한 것으로 좌표 상방에는 플러스(+) 되는 위안화예금 금리와 원/달러 스왑레이트를 표시했고 하방에는 마이너스(-) 되는 달러/위안 스왑레이트와 국고채 1년물 금리를 표시했다.

상방과 하방을 합친 것이 그림 중간의 검은 선으로 국내 채권 대비 위안화 금리의 상대적 매력도를 나타낸다. 올 초 2%p 이상으로 확대됐었지만 최근에는 0.5%p 수준으로 좁혀졌다.

위안화예금의 금리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달러/위안 선물 환율이 현물 환율에 비해 크게 오른 결과다. 둘 간의 갭이 커지면 환 헤지 시 디스카운트 되는 금리도 그만큼 확대된다.

위안화 현·선물 환율 갭이 확대된 것은 올 초까지 문제가 됐던 중국 쪽의 달러 유동성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타이트해지면, 달러 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은행들이 위안화 셀앤바이(위안화 현물 매도, 선물 매수) 거래를 하기 때문에 현물 가격이 오르고 선물 가격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긴장이 해소되면서 최근 달러/위안 스왑 레이트가 정상화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달러/위안 스왑 레이트는 통상 신용도와 관계가 있는데 지난해 말 중국 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한참 말랐다가 올 초부터 해소됐다"며 "현재 위안화 예금 및 채권의 상대적 매력도는 지난해 새도우 뱅킹 우려가 나오기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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