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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을 필두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드 랜딩’을 연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마침내 경제 펀더멘털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진단과 함께 건강한 조정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급락장에 대한 경제 및 투자 석학들의 관점과 대응 전략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아직 팔 때 아니다 –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
뉴욕증시가 5년 이상 장기 랠리했고,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이지만 아직 주식을 팔지 않고 있다. 개인 포트폴리오에 여전히 주식 비중을 50%로 채워둔 상태다.
투자자들이 지켜봐야 하는 것은 단순히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나 지수 레벨이 아니다. 사람들이 주식시장의 어떤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는가에 대해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증시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역사가 바뀌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겠는가. 다만, 시장의 공감대가 돌연 경제 불황에 쏠리는 경우 위험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버블 논란이 뜨겁지만 사실 채권시장은 버블이 아니다. 버블은 자산 가격이 영원히 오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에서 초래된다. 반면 최근 채권시장의 가격은 강력한 수요에 따라 오르는 것이다.
◆ 베어마켓 신호 절반 켜졌다 – 데이비드 다스트 모간 스탠리 어드바이저
베어마켓이 본격화됐는지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6가지 신호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단행과 경기 침체 리스크, 투자자들의 유포리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주가 밸류에이션의 상승과 은행주 및 소형주 하락 압박, 그리고 채권 스프레드의 확대 역시 신호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첫 세 가지는 가시화되지 않았다. 나머지 세 가지 신호에는 불이 켜진 상태다. 때문에 이번 주가 급락이 베어마켓의 조건을 온전하게 충족시키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는 추세적인 약세장으로 돌아섰다기보다 예방주사를 맞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말하자면 이번 주가 급락은 건강한 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주가 하락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 특히 공격적인 매도에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종목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닌 기업이 유망하다.
◆ 증시, 경제 펀더멘털에 눈 떠 – 알레산드로 비 사프라 사라신 은행 전략가
마침내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제 펀더멘털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유럽부터 미국, 이머징마켓까지 확산된 이번 주가 급락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가 핵심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과 독일 등 주요국의 경제 지표가 연이어 실망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국제 유가가 하락하는 등 글로벌 경제의 하강 기류가 뚜렷하다. 투자자들이 일제히 공격적인 ‘팔자’에 나선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만은 신뢰를 가지고 있던 투자자들이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 부진이 미국의 성장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는 실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