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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대권', 이경재 이사회 의장 참석 여부 변수 부각

기사등록 : 2014-10-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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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1인 결정 단계에서 '가부동수' 경우 논의 과정 주목

[뉴스핌=노희준 기자] "마지막에는 (선임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경재 의장이 안 하면 결정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KB금융지주 한 사외이사) 

'절대강자'가 없는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출 레이스에 이경재 이사회 의장의 참여여부가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는 16일 인터뷰 대상자 '빅4'를 뽑는 단계보다는 막판 최종 후보자 1인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의장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가동된 후 지난달 19일 2차 회추위부터 개인 사정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의장은 지난달 22일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요양을 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조금은 걸을 수 있지만, 아직 거동이 편치 않아 오는 16일 회추위에도 참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 의장은 최근 몸 상태와 관련, "수술 받고 드러누워 있다"며 "(16일 회추위 참석 여부에는) 그때도 참석 못 한다"고 말했다.

만약 이 의장이 오는 16일에 선임될 인터뷰 대상자 4명(빅4)을 대상으로 하는 최종 회장 후보 선정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일단 회추위 구성원이 8명이 된다. 가부동수인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회추위가 공개한 후보압축 방식에 따르면, 회추위는 빅4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한 후 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투표를 통해 재적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를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한다.

이사회 사무국 관계자는 "이경재 의장은 지금 불참 처리 되고 있다"며 "이사들이 후보들에 대한 평가 부분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표결 결과 선호 후보가 '4(A후보)대 4(B후보)'로 나눠 가부동수가 나오더라도 6명의(2/3이상) 사외이사가 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것이기에 어차피 의견을 교환한 후 다시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문제는 이 상황에서 사외이사들간 논의하는 과정이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의장이 참여해 9명이 되는 경우 선호 후보 결과가 '5대 4'가 나오면 5명이 나오는 쪽이 좀더 쉽게 논의를 이끌 수 있지만, 이 의장이 참여하지 않아 '4대 4'의 경우가 나오면 자칫 교착상태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사외이사는 "''5대 4'면 5인 쪽으로 전부 밀자고 만장일치 얘기를 할 수 있지만, '4대 4'면 (그렇게) 얘기를 할 수 없으니 굉장히 곤란해진다"며 "특히, 지금은 뚜렷이 (적임자가) 이 사람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1차 투표에서 4대 4가 나온 뒤에 별다른 논의 과정이 없더라도 2차 투표에서 2명이 바로 마음을 바꿔 6대 2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지만, 1차 투표 때의 선호가 갑자기 바뀌기는 쉽지 않다고 보는 게 좀 더 합리적이다.

특히, 이 의장은 KB금융 이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말 그대로 '좌장'이다. 이 의장 역시 표로 환산하면 1표에 불과하지만, 이 1표가 '4대 4'의 상황에서는 중요해진 데다 중요한 대목에서 이사들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이 의장이 1표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장은 'KB내분' 사태와 관련한 이사회 책임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오른쪽 무릎 수술을 이유로 잠시 중앙에서 한발 물러나 있지만,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강경파' 김영진 교수가 이 의장의 사실상의 '심복'이나 '대리인'이라는 시각도 많다. 이 의장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잠시 책임론과 사퇴론의 소나기는 피했지만, 자신의 입장을 가장 잘 알고 대변해 줄 수 있는 김 교수와 '한배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장은 애초 금융당국이 임영록 전 회장의 해임을 사실상 종용한 데 대해 처음에 반대하다 나중에 전방위적 압박에 어쩔 수 없이 나머지 이사들을 설득하는 쪽으로 선회한 바 있다. 이 의장은 임영록 전 회장이 지주사 사장 시절부터 어윤대 전 회장과의 관계 속에서 '한편'이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 의장은 (사외이사) 5년차인 데다 나이도 제일 많고 임영록 전 회장 해임에도 반대했다 이사를 설득해서 해임안을 만들어갔다"며 "이 의장이 회추위에 참여하면 이사들 논의하는 데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이 의장은 최종 후보 선임 과정의 참여 여부와 관련, "아직은 알 수 없지만, 하루 아침에 나을 병은 아니다"며 "참여를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회추위는 10월 말 최종 회장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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