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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보 인수 승인, KB 회장 인선 변수 부상..."외부 출신 불리"

기사등록 : 2014-10-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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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건-회장 선출 맞물리면 상호 영향

[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당국이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자회사편입 승인을 사실상 차기 회장 선출 이후로 미루면서 결과적으로 LIG손보 인수 승인 이슈가 거꾸로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낙하산 인사' 등의 논란을 부를 수 있는 후보가 회장으로 선임돼 노조의 반발로 지배구조의 문제가 안정화 되지 않는다면 금융당국이 승인을 미룰 수 있다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노조와 갈등을 빚을 회장 후보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을 당분간 보류키로 입장을 정리했다. 지배구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차기 회장 선임 이후로 승인을 보류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심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여러 심사 요건 중 경영 건전성 부분의 한 파트가 지배구조인데 지배구조 부분과 관련한 문제 제기가 있어 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례회의 안건 상정 일정과 관련, "이번 주 정례회의는 아니고 29일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달 금융위 정례회의는 17일과 29일에 예정돼 있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보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8월 금융위에 자회사편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회사 편입 심사를 위해 점검하고 있는 사항과 관련, "지배구조가 안정되는지 안 되는지를 보고 있다"며 "회장 후임자가 어느 정도 정해지면 되지 않겠느냐. 선출과정에 진전이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후임자가 선정되더라도 노조에서 반발하고 업무가 마비되면 승인이 미뤄질 수 있다"며 "후임자가 정해지고 일사불란하게 (지배구조 문제가) 정리되고 안정되고 있다고 판단해야 (승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단순히 KB금융 회장 선임이 완료되더라도 이후 신임 회장이 KB금융에 어떻게 안착하느냐가 LIG손보 자회사 승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원론적인 차원의 발언으로 볼 수도 있지만, 후보의 손익계산서를 따지면 노조와 마찰을 빚는 후보는 지배구조 안정화 차원에 더해 LIG손보 인수 이슈에서도 불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외이사들이 노조의 외부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발을 단순한 '통과의례'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KB금융의 가치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판단할 일종의 연결고리가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다. 사외이사들도 적어도 LIG손보 인수 승인과 회장 선임 과정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

한 사외이사는 "올해는 단번에 KB 명성을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굉장히 어려운 한 해였다"며 "LIG손보 인수 건은 지주에서 올해 한 중요한 장사인데 (회장) 선임 과정과 물려있어 빨리 끝내지 않으면 감독기관이 (승인보류 카드 등을) 만지작만지작 할 수 있다"고 말했다.

LIG손보 인수 문제와의 연계뿐만 아니라 내외부 출신 회장의 문제는 시장에서도 KB금융의 주가와 관계된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금은 회장 후보 개개인의 경험과 능력 및 향후의 리더쉽 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보다는 외부출신이냐 내부출신이냐(의 문제)"라며 "내부 인사가 후임 회장이 되는 경우를 투자자들은 일단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외부 인사가 된다면 어떤 성향의 인물이냐에 따라서 당분간 주가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LIG손보 인수 문제를 이용해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결과적으로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사실상 KB금융 회장 인선에 개입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외부 출신으로 노조와 갈등을 빚는 인사가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심사라는 게 업권에 자료 보완 요청만 하면 사실상 무한정으로 승인을 보류시킬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금융당국이라면 LIG손보 인수 문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IG손보 인수 건은 금융당국이 이미 임영록 전 회장의 사퇴 압박 카드로 사용했다는 게 금융권 중론이다.

하지만 앞선 금융당국 관계자는 "특정인을 염두한 차원이 아니라 일반적인 지배구조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의혹을 일축했다.

금융당국이 LIG손보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미루면서 KB금융 입장이 곤란해지고 있다. KB금융은 인수계약 시 이달 27일까지 금융위 심사를 완료하지 못하면 연 6%의 지연이자를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 등에 물기로 약정했기 때문이다. 28일부터 하루 1억1000만원의 지연이자를 내야 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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