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09년 3월 이후 뉴욕증시가 장기 랠리를 펼친 가운데 올들어 두드러진 차이점은 주가가 고점을 갈아치울 때마다 공매도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 증시 반등에 공매도가 후퇴했던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을 연출한 셈. 이 때문에 올해 강세장이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랠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공매도 전략에 집중한 트레이더들이 보기 드문 결과를 거뒀다는 사실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증시 폭락에 숏셀러들이 쏠쏠한 차익을 거뒀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신화/뉴시스] |
17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S&P500 지수 편입 종목을 대상으로 한 공매도 비율이 최근 2.4%로 1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2%에 못 미쳤던 공매도 비율이 상당폭 증가한 셈이다.
마르키트의 사이먼 콜빈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공매도를 통해 주가 하락에 베팅한 트레이더들이 최근 주가 급락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챙겼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매도로 고수익률을 낸 경우가 드물었지만 올해 상황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공매도자들은 10년래 최악의 손실을 낸 바 있다. 지난 해 5월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른바 테이퍼링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았지만 대규모 조정 없이 상승세를 지속했기 때문.
올 들어서도 상황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주요 주가지수가 두려움의 벽을 타고 오르는 사이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이 오히려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최근 글로벌 성장 둔화 공포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다우존스 지수는 최근 6거래일 사이 5.2% 급락했고, S&P500 지수는 고점 에서 7% 이상 밀렸다.
개별 종목 가운데 공매도 비율이 30%를 웃도는 클리프 내추럴 리소시스가 최근 1개월 사이 37% 폭락하는 등 숏셀러들의 베팅이 보기 좋게 적중했다.
이 밖에 공매도 비율이 19%에 이르는 유나이티드 스테이트 스틸이 최근 1개월 사이 28% 내리 꽂혔고, 게임스톱과 피보디 에너지가 각각 13%와 19% 떨어지는 등 숏셀러들의 모처럼 축포를 터뜨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