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사진)이 22일 차기 KB금융 회장으로 내정됐다. 사실상의 첫 내부출신 회장이다. 윤 전 부사장은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2차 투표까지가는 접전에서 최종 승리했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명동 국민은행 본점에서 5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윤 전 부사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윤 전 부사장은 하 행장과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6대3으로 승리했다.
1차 투표에서는 윤 전 부사장(5표)과 하 행장(4표)이 박빙의 승부를 펼쳐 승부를 보지 못했다. 회장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회추위원 2/3(6표)이상의 표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윤 전 부사장은 외환은행을 다니다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야간으로 다니면서 행정고시(25회)와 CPA에 합격해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로 일하던 중 고(故) 김정태 전 행장을 통해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영입됐다.
재직 중 회계처리 문제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아 KB를 잠시 떠났지만 2010년 어윤대 전 회장 때 지주 부사장(CFO)으로 복귀하면서 명예회복을 했고 후보 중 가장 KB에서 오래 근무하며 내부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전략, 재무통이다.
김영진 회추위 위원장은 이날 회추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부사장의 선임과 관련, "아무래도 KB에 오래 계셨고 여러 부분에서 경험도 쌓았다"며 "또한 약력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굉장히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사외이사들이 좋은 점수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많은 이사들이 독자적으로 중점을 두는 게 다를 수 있다"며 "만장일치가 아니라 다양하게 나와서 모든 이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부사장의 인터뷰를 두고는 "KB가족의 자긍심을 높이는 경영을 하겠다고 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회추위는 이날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부행장, 윤 전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 행장에 대한 심층면접을 실시한 후 자유투표를 실시했다.
KB금융은 윤 전 부사장의 자격검증을 실시하고 오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회장 선임안을 상정한다. 차기 회장은 내달 2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된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윤 전 부사장의 회장 선임에 대해 "최악을 피해서 다행"이라며 "KB가 관치 외압에서 벗어난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했다.
앞서 윤 전 부사장은 이날 심층 면접을 끝낸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갖고 있던 평소의 생각과 포부를 회추위원들에게 소상하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전 회추위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도 이날 회추위에 참여했다. 이 의장은 무릎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있다 최근 퇴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