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국제 유가의 약세 흐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에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유가는 지난 6월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지속하며 급기야 배럴당 80달러선마저 내어준 상황이다.
특히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앞다퉈 향후 원유 가격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며 공급 과잉에 따른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해 향후 수년간 저유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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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에서 에너지 관련주들은 약세 흐름을 연출 중이며 일부 기업들은 국제 유가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일 경우 생산량 증가를 지연한다는 방침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내년 1분기 유가 전망치는 배럴당 평균 85달러. 이는 이전 전망치였던 100달러대비 15% 낮은 수준으로 WTI 전망치 역시 기존 80달러에서 7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회원국들의 증산으로 인해 내년 2분기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대까지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에서 원유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당분간 이같은 생산 규모는 줄어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 여름 이후 미국의 산유량은 하루 50만배럴 가량 늘어난 상태다.
앞서 도이체방크 역시 내년 브렌트유의 연간 평균 가격이 배럴당 88.75달러대에 머물고 WTI 역시 80.50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약세장의 장기화를 예상했다.
도이체방크는 "오는 2016년 말까지 수요와 공급의 펀더멘탈 약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장기적 하락세에 압박을 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단기적 하락 방어벽은 OPEC?…OPEC 영향력 줄어드나
한편 12개 OPEC 회원국들은 내달 말 정기 회의를 통해 산유량 조절 여부에 대해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OPEC 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감산 의지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현재의 약세 흐름에 제동을 가하는 첫 단추는 OPEC의 감산 결정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재 수준의 유가 급락이 지속될 경우 OPEC 회원국들에게 가해지는 압력도 증가하는 만큼 내달 열리는 회의에서 입장 변화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진단이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 분석가는 "OPEC 회의가 다가오면서 큰 하락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며 "시장은 그들의 결정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리포우 오일 어소사이어츠의 앤드류 리포우 대표는 "2015년까지 미국과 캐나다의 공급은 늘어날 수 있고 OPEC이 원유를 더 생산해야 할 필요성은 줄어들 것"이라며 "캐나다와 미국의 생산량 증가가 수요 증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만큼 OPEC은 방관자로 남게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의 유가 수준은 OPEC이 행동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사우디와 쿠웨이트가 낮은 유가를 견딜 수 있더라도 다른 주변국들은 이같은 가격대를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