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일본 엔화가 31일 달러대비 6년래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일본증시가 5% 가까이 급등했다.
엔화는 이날 일본은행(BOJ)의 예상 밖 양적완화 확대 결정으로 급락했다. BOJ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자산매입 규모를 80조엔으로 확대하는 등의 추가 양적완화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3시 03분 현재 엔화는 1.87% 가량 급격한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엔 환율은 110.93엔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1월 이후 최고치다.
같은 시각 서울 외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달러당 13원, 1.23% 상승한 1068.5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BOJ는 향후 1년간 매입 자산을 현행 60~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하고 장기국채 매입규모 역시 5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한다고 결정했다.
추가적인 양적완화 확대 결정을 늦출 경우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니시오카 준코 RB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오는 2016년/17 회계연도까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BOJ의 추가 양적완화 결정은 조기에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해 취약한 경제상황을 회복시키는 데 총력을 집결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BOJ의 양적완화 기조를 예상했으나 이처럼 수 개월을 앞당겨 추가적인 양적완화 확대 결정이 나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날 총무성이 발표한 일본의 9월 소비지출은 가구당 27만5천226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5.6% 감소했다. 또 9월 완전 실업률도 2개월 만에 악화,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한 3.6%로 악화됐다.
양호한 미국 경제성장 지표 공개로 상승 흐름을 보였던 달러인덱스는 BOJ 발표 직후 86.524까지 상승하며 이달 초 강세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여타 통화들의 약세가 이어지며 유로화는 달러대비 0.2% 하락한 1.2582달러, 호주 달러는 0.4% 후퇴한 0.88달러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날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후생연금펀드(GPIF)가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본격적인 아베노믹스 지원에 나섰다는 소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일본증시 닛케이 225지수는 전일 대비 4.8% 급등한 1만6413.76으로, 토픽스지수는 4.28% 오른 1333.64로 마감했다.
이날 GPIF는 최대 60%였던 국채 투자 비중은 35%까지 낮추고 대신 국내 주식 비중을 35%까지 확대 조정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GPIF의 해외 주식 비중이 기존 12%의 두배가 넘는 25%로, 해외 채권 비중도 15%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도시다 마사유키 라쿠텐 증권 수석시장 애널리스트는 "일본 주식 종목들에게는 긍정적 서프라이즈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는 20% 수준이었으나 이를 넘어서는 결과였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