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시장과 기업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시장은 예측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각종 대내외적인 변수들에 의해 형성되고 기업들은 그 경기 흐름에 따라 호황기와 불황기를 수없이 오간다.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익률 창출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들에게 변화가 요구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투자자들마다 제각기 선호하는 섹터와 기업이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해 새로운 분야에 대해 다양하게 투자함으로써 수익률로 연결시키는 것은 변동성을 특성으로 한 주식시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자세로 간주된다.
억만장자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단순히 새로운 분야에 대해 투자하는 것이 그치지 않고 기업들 간의 인수 합병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기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가 하면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이 눈에 띌 경우 직접 인수에 나서기도 한다.
◆ 변신은 무죄! '윈-윈' 노리는 헌터들
지난 2008년 특유의 예지력으로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예견하면서 스타가 된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비드 아인혼은 최근 주택건설부문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에탄올 생산업체인 바이오퓨엘에너지는 아인혼은 물론 억만장자 중 다수가 집중적으로 눈독 들인 종목 중 하나로 연초 이후 수익률이 500% 수준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랠리를 펼쳐왔다.
그동안 이 회사의 주식 매집을 지속해온 아인혼은 지난 3월 바이오퓨엘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힌 이후 1565만주까지 매집 규모를 늘려 전체 지분의 49.9%를 확보, 회장직에 오른 뒤 부동산 개발 및 주택건설회사인 그린브릭파트너스로 탈바꿈하는 것을 주도했다.
그는 "바이오퓨엘에너지가 성공한 주택건설업체인 그린브릭파트너스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돼 매우 기쁘다"며 "이는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거래로 그린브릭의 미래 성장에 자극적인 플랫폼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새로운 섹터에 대해 발을 들여 놓음으로써 투자자들을 놀라게 하는 억만장자는 아인혼 뿐이 아니다. 점차 더 많은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새로운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자신의 투자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 역시 지난달 초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내 5위 자동차 소매업체인 밴튤 인수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미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010년 미국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를 인수하는가 하면 제트기 임대업체인 네트제츠를 사들이기도 했다. 여기에 자동차 판매업체까지 그 영역을 넓히면서 다양한 교통 관련 섹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버핏의 전망은 자동차 소매업종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오토네이션은 그의 밴튤 인수 소식 이후 15% 올랐고 펜스케 오토모티브그룹도 9.53% 뛰었다. 애스베리 자동차그룹과 리시아 모터스 역시 후광효과를 함께 누렸다.
버핏이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여전히 IBM, 코카콜라, 웰스파고 등에 대한 장기적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함으로써 투자 영역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올해 이뤄진 적대적 인수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빌 애크먼과 캐나다의 최대 제약사인 밸리언트가 주도한 보톡스 제조사인 앨러간에 대한 것이다.
밸리언트와 애크먼은 지난 4월부터 손잡고 앨러간에 지속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해왔으나 앨러간은 이들의 적대적 M&A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초 밸리언트가 다시 앨러간의 매입가를 이전대비 15달러 상향 조정할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은 그 결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