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빌 그로스가 떠나면서 간판급 매니저와 함께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자금을 한꺼번에 잃은 핌코가 ‘이름값’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로스의 사임 이후 고객들이 대거 야누스 캐피탈을 포함한 경쟁사로 빠져 나가면서 체면을 구겼지만 수익률은 건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빌 그로스[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지난달 핌코 토탈리턴 펀드의 수익률이 동일 섹터의 평균보다 4bp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모닝스타는 밝혔다.
새로운 펀드 매니저와 경영진 체제 속에서 핌코가 선전할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는 그로스의 퇴사 이전보다 오히려 안정적인 운용 실적을 내고 있다는 판단이다.
모닝스타는 이날 보고서에서 “핌코의 대표 상품인 토탈리턴 펀드의 수익률이 대규모 자금 상환에도 불구하고 흠집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며 “적어도 단기 성과를 놓고 진단할 때 그로스의 사임으로 인한 타격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10월 자금 유출을 기록한 핌코 펀드가 74%에 달했고, 유출액은 총 480억달러로 집계됐다.
모닝스타는 핌코가 향후 2년간 3000억~3500억달러의 자금 유출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닝스타는 또 “투자자들이 핌코의 폐쇄형 펀드 수익률이 크게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핌코의 전반적인 상품에 대한 프리미엄이 상당폭 떨어졌지만 실상 시장이 예상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월 그로스가 갑작스럽게 핌코와 결별한 데 따라 가장 커다란 반사이익을 본 것은 블랙록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블랙록의 대표 상품 가운데 하나인 토탈 리턴으로 지난 10월 10억달를 웃도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2007년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모닝스타의 서빗 데사이 채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핌코에 투자한 자금을 다른 자산이나 펀드로 서둘러 옮기는 움직임”이라며 “하지만 이들 투자자에게 확신을 줄 만한 채권 펀드 업체와 상품이 그리 많지 않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