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후강퉁(상하이와 홍콩증시 교차매매)을 앞두고 홍콩 당국이 위안화 일일 환전한도를 폐지하면서, 역외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콩금융관리국은 후강퉁 시행을 닷새 앞둔 12일 하루 최대 2만 위안(한화 약 356만원)으로 제한된 홍콩 주민의 위안화 환전 규제를 철폐한다고 밝혔다.
홍콩금융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17일 시행될 후강퉁 제도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위안화 국제화 촉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일 환전 한도 규제가 풀리면서 홍콩 주민들은 더 많은 위안화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로인해 단기적으로 역외 위안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RQFII(위안화 적격 외국인기관 투자자) 한도 확대 가속화에 따른 역외 위안화 유동성 감소 ▲무역흑자 등에 따른 역내 위안화 가치 상승 ▲후강퉁 출범 후 외국 투자자들의 본토 A증시 투자 수요 급증 등의 요인에 의해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환전 규제 철폐로 인한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 가중은 단기적인 현상일 뿐,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톈나(溫天納) 홍콩 투자은행 전문가는 "홍콩 역외 위안화 유동성 규모가 1조 위안(약 179조원)이 넘지만, 이 중 가용할 수 있는 예금은 3000억 위안, 후강퉁 투자 의향이 있는 금액은 10%에 불과하다"며 "투자와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제한 환전이 유일한 해결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전 한도 규제 철폐로 해외 위안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역외 위안화 가치가 역내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나 단기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ANZ 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홍콩 현지 개인의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역외 위안화 가치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나, 환전 한도 폐지가 단기적으로 역내 위안화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내 위안화 환율은 중국 거시경제 요소와 정책에 의해 변화되는 측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연구원 샤오리성(肖立晟)도 위안화 환전 규제 폐지가 당장 외환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반적으로 위안화 환율은 기준가격을 통해 중앙은행이 가격을 통제하고 있어, 정책 완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통제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환전 규제 철폐와 후강퉁 개통으로 역외 위안화 시장이 역내 위안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져 중앙정부의 통제력에 제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위안화 환율 자유화와 국제화가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자금 유입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이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교통은행 수석경제학자 롄핑(連平)은 "환전 한도 폐지로 홍콩 역외 위안화 유동성 규모가 단기간 대폭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본토 A증시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낸다면 향후 중국은 글로벌 단기자금 유입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2개월간 중국의 홍콩, 대만, 한국, 아세안 등지의 수출이 비정상적인 증가세를 보여, 핫머니 유입이 의심되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