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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전쟁] '헤쳐모여' 업계 지도 바뀐다

기사등록 : 2014-12-0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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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및 '90년대 유가 급락 시 M&A 급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 국제 유가가 폭락했을 때 업체간 인수합병(M&A)이 꼬리를 물었다. 2000년대 중반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졌을 때도 석유업계 대기업이 중소형 기업을 흡수했다.

지난 6월 이후 국제 유가가 40% 폭락한 가운데 이번에도 업계 지도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원유 생산 현장[출처:AP/뉴시스]
 주식 트레이더들은 가능성이 농후한 M&A 시나리오를 설정,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에 적극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최근 영국 BP의 주가 강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트레이더들은 로열 더치 셸이 BP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BP를 적극 매입, 지난 2일 주가를 5% 끌어올렸다.

이와 관련, BP와 로열 더치 셸은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M&A 기대감은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할리버튼이 베이커 휴스에 350억달러의 인수 제안을 냈고, 프랑스의 테크니프가 CGG를 18억30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등 이미 관련 기업들은 비용 감축을 위한 M&A에 발동을 걸었다.

석유 관련 종목의 투자에 집중하는 롬바르드 오디에르의 파스칼 멘제스 펀드매니저는 “국제 유가가 더 떨어지거나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기업 M&A와 자산 인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중소형 기업들은 국제 유가 하락에 수익성을 지켜내는 데 한계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업계 통폐합은 유가 하락이 상당 기간 진행된 한편 관련 종목의 주가 밸류에이션이 가파르게 떨어진 상황에 전개됐다.

이번에는 유가 하락이 불과 6개월 진행된 가운데 M&A 기대가 크게 고조, 과거보다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라는 분석이다.

국제 원유 거래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런던의 투자은행 업계도 같은 의견이다. 지난해 석유 업계의 M&A 규모가 2420억달러로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으나 올들어 3000억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구제 유가 하락이 이 같은 움직임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시가총액이 자산가치에 못 미치는 중소형 원유 탐사 업체들이 M&A에 적극 뛰어들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예상하고 있다.

일례로, 오피르 에너지의 시가총액은 12억5000만달러로 지난 6월말 기준 현금 자산 규모인 14억9000만달러를 밑돌고 있다. 오피르는 지난달 경쟁 업체인 살라만데르 에너지를 약 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과거 유가 급락 당시와 같은 대어급 M&A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미 과거 수차례에 걸쳐 통폐합이 이뤄진 만큼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오펜하이머의 파델 가이트 애널리스트는 “1990년대의 경우 석유 업계의 대기업들이 다수를 이뤘지만 당시 엑손이 모빌을 인수했고, 셰브론이 텍사코를 사들이는 등 대형 M&A가 봇물을 이룬 데 따라 잠재적인 기회가 대폭 축소된 셈”이라고 말했다.

JP모간의 비수아스 라가반 유럽 및 중동, 아프리카 뱅킹 헤드는 “이번 석유 업계 M&A는 실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기업으로 범위가 좁혀질 것”이라며 “통폐합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지만 M&A 움직임이 현실화될 것인지 여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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