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 강세에 가뜩이나 날개가 꺾인 금값이 유가 하락에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와 미국의 이른바 ‘디스인플레이션’ 신호가 뚜렷한 상황에 국제 유가로 인해 물가가 상승할 여지가 더욱 낮아졌고,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통하는 금의 투자 매력이 크게 희석됐다는 얘기다.
올해 2008년 이후 연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금값이 내년에도 반등할 가능성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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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금 연계 ETF의 자산이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초 이후 ETF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74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 미결제 약정도 올들어 5.3% 줄어들었다. 올해 금 연계 파생상품이 2005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은 흐리다. 골드만 삭스는 금값이 내년 12월 온스당 105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시에떼 제네랄이 제시한 내년 말 전망치는 온스당 950달러에 불과하다.
오크브룩 인베스트먼트의 피터 얀코프스키스 최고투자책임자는 “현재로서 인플레이션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유가 하락이 디플레이션 압박을 한층 더 높이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이후 국제 유가가 50%에 이르는 폭락을 기록한 가운데 생활비가 0.3% 떨어졌다.
얀코프스키스는 “이와 함께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으로 달러화 상승세가 강화될 경우 금값은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값은 지난 9일 6주간 최고치에 오른 뒤 5% 이상 떨어졌고, 연초 이후 2.3%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금값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기준 하락을 기록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