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의 위기가 총체적인 난국으로 치닫고 있다.
내년 러시아 경제는 4%에 이르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침체로 접어들 전망이다. 루블화 방어를 위해 연이어 환시 개입을 단행한 데 따라 외환보유액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국부펀드가 3년 이내에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서방의 경제 제재와 국제 유가의 이중 타격을 맞은 러시아 경제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4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연초 이후 루블화 하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 800억달러를 웃도는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한 결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출처:AP/뉴시스] |
이와 별도로 러시아의 국부펀드 기금이 3년 이내에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정부가 강도 높은 재정 개혁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오일머니에 기댄 국부펀드가 오는 2016~2017년 사이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것.
올해 러시아의 재정적자는 GDP의 0.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조루블 규모의 은행권 자본 확충 계획에 따른 결과다.
상황은 내년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러시아의 재정적자는 GDP의 3%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기준 러시아의 국부펀드 규모는 889억달러로 집계됐다. 국제 유가가 2008년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는 내년 재정 적자를 채우기 위해 5000억루블의 기금을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
루블화는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해 39% 급락, 우크라이나에 이어 글로벌 주요 통화 가운데 두 번째로 커다란 낙폭을 기록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이날 러시아 경제가 내년 4%에 이르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원유 가격이 5년래 최저치로 급락했고, 의미있는 반등을 이룰 여지가 제한적인 만큼 내년 거시경제 전망이 흐리다는 얘기다.
러시아 정부는 국제 유가 전망치 배럴당 60달러와 루블화 환율 전망치인 달러 당 51루블을 근거로 내년 예산안 및 재정수지를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