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크게 고조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시행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견이 투자자들 사이에 힘을 얻고 있다.
오는 22일 열리는 ECB 회의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정책자들이 QE를 구체화하기 위해 세 가지 카드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된다.
6일(현지시각) 네덜란드의 일간지인 헤트 피난씨엘레 다흐블라트(HFD)는 ECB 정책자들이 이번달 회의에서 국채 매입을 단행, 신규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출처:AP/뉴시스] |
먼저, ECB가 직접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회원국의 ECB 지분에 따라 이 비율대로 각국의 국채를 매입한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ECB가 AAA 등급의 국채로 매입 대상을 제한하고, 이를 통해 유로존 전반의 국채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형태다.
정책자들은 이 같은 방식의 국채 매입으로 유로존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매입하도록 유도해 회사채 시장으로 투자 자금을 공급한다는 복안이다.
마지막 카드는 각 회원국의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하도록 하는 형태다. 국채 매입에 따른 리스크를 ECB가 직접 떠안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CB의 QE 시행과 관련, 골드만 삭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이안 린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극도로 높아졌다”며 “ECB가 실제로 이달 QE를 단행할 경우 ‘뉴스에 판다’는 증시 격언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미 0.4% 선으로 떨어졌고, 스페인을 포함한 남부 유로존 회원국의 국채 수익률 역시 바닥권으로 내리 꽂힌 상태다.
지난해부터 ECB의 QE 시행에 대한 기대가 급속하게 확산, 투자자들이 국채 선취매에 나선 결과다. 여기에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 역시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국채 ‘사자’를 부추겼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