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운명의 좌우할 금호산업 인수전이 채권단의 투자안내서 발송을 시작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국내 2대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까지 품에 안을 수 있어 그룹 재건을 노리는 박 회장은 물론, 재계의 관심이 뜨겁다. 일단,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이 인수전의 주도권을 갖고 있지만, 자금력이 딸려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박 회장의 적대세력으로 등장한 호반건설의 인수전 참여가 유력하며, 삼성의 참여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금호산업 인수전을 뉴스핌이 예상해 본다.
[뉴스핌=우동환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호산업에 대한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금호그룹 재건의 핵심과제로 보고 이전부터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초점이 쏠리고 있다.
19일 채권단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 15일 공기업을 제외한 국내 주요 대기업과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투자안내서를 발송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에 대한 매도실사를 조만간 완료하고 오는 28일이나 29일 정식 매각공고를 낸 뒤 본격적인 매각일정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채권단 회의를 통해 지분매각 완료 시 졸업시킨다는 조건으로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을 2년 연장하고 보유 중인 금호산업 지분 57.5%를 매각하는 안을 승인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은 공개매수 이슈에 대한 부담 때문에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졸업 연장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행법상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졸업한 상태로 채권단이 지분을 매각하려면 공개매수를 실시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채권단 지분 전량을 팔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채권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산업은행 M&A실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태평양 등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도실사를 실시하고 있다.
채권단은 이 과정에서 금호산업 지분 57.5%를 통째로 매각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하기 떄문에 지분을 통째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가치는 지난 15일 종가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경영권과 아시아나항공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지분가격은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은행 등 매각주관사 측은 이번 투자안내서를 통해 시장의 반응을 체크한 뒤 이달 말 매각공고를 내고 2월에 예비입찰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후 입찰일정은 유동적이라는 반응이다.
보통 예비실사와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MOU 체결, 본계약 체결, 상세실사, 가격결정 등의 과정을 거치지만, 중간에 생략되는 절차도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예비입찰 이후 일정은 유동적"이라며 "보통 1~2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중 매각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부자는 금호산업 지분 10.4%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인수전을 통해 추가로 40%만 인수하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박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박 회장은 최소한 본입찰이 끝나고 가격이 결정되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경쟁입찰로 나온 가격을 보고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돈을 마련해서 인수를 하면 되고, 행사를 못하면 제3자에게 넘어가게 된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76@gmail.com)